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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공포/미스테리/추리/스릴러

할아버지는 내가 어렸을 적 부터 재미있는 이야기를 자주 해주시곤 하셨다.

 

"린, 이 할애비가 벽에는 낙서하면 안됀다고 했잖니."

8살짜리 금발에 소녀가 뚱한 얼굴로 노인을 쳐다보았다. 곧이어 삐죽 튀어나온 분홍빛 입술에서 귀여운 목소리가 새어나온다.

"에~ 하지만 린은 벽에 그리는게 더 좋은걸… 할아버지가 그리라고 준 종이는 너무 작아서 재미없어. 린은 커―다란 종이에 그리는게 훨씬 재미있단 말야!"

노인은 소녀에 머리를 쓰다듬으며 지그시 말했다.

"린아, 벽에 낙서를 하면 집이 싫어한단다."

린이란 아이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노인을 바라보았다.

"집이 싫어해?"

아이에 물음에 노인은 비밀스런 이야기라도 하는 냥 소녀에 귀에 대고는 소근거리며 말한다.

"그럼, 이건 할아버지만 아는 비밀얘기란다. 우리 손녀한테는 특별히 알려주도록 하마. 사실은… 집도 사람이랑 같단다."

소녀는 노인에 말을 이해하지 못했는지 어리둥절해 했다. 노인이 말을 이어갔다.

"집도 이 할애비랑 린과 같은 살아있는 생명체란다.  누군가가 자기 몸에 낙서를 하면 싫어하잖니?  린도 몸이 더러워 지는건 싫지?"

"응! 몸에 더러운거 묻으면 목욕해야 하잖아. 린은 목욕하는거 귀찮아."

"허허허허… "

노인은 웃으며 소녀를 자신에 무릎위에 앉혔다.

"이 할애비가 집에대한 재미난 얘기를 들려주마."

 

할아버지에 얘기는 키노라는 소년에 대한 이야기셨다.

 

집에는 그 집에 사는 사람들의 추억과 감정들이 쌓여 어떠한 힘이 생겨난다고 한다. 오래된 집일수록 그 힘이 강하며,  자신에 집에 대한 애정이 깊을수록 집도 주인에 대한 애정이 더욱 더 커진다고하셨다. 그리고 키노와 그의 엄마가 살던 집 또한 이런 힘을 가진 집이었다고……

 

"할아버지! 나 이제부턴 우리집한테 잘해줄꺼야."

노인에 무릎위에서 내려오며 소녀가 말했다.

"그래? 린은 우리집한테 어떻게 잘해줄꺼니?"

 노인은 궁금하다는 듯 물어보았다. 소녀는 아까 낙서를 하던 벽쪽으로 다가갔다.

"우리집을 예―쁘게 꾸며줄꺼야. 린은 우리집을 무지무지 좋아하니깐!"

"하~아?"

노인에 반응을 무시한채 소녀는 바닥에 있던 크레용을 주워 벽에 그림을 그렸다.

"아무래도 내 얘기를 잘못 이해했나 보구나."

노인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벽과 크레용이 마찰하는 소리가 방안을 매웠다.

『쓱쓱싹싹

"헤헤헤~"

그리고 잠시 후 소녀는 자신이 그린 그림을 자랑이라도 하듯 노인을 보며 뿌듯해하는 듯한 미소를 지었다. 소녀가 벽에 그린 그림엔 노인과 소녀와 비슷하게 생긴 그림과 집한채가 그려져 있었다. 집에 지붕위엔 분홍색으로 커다랗게 우리가족 이라고 적혀있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할아버지에 얘기를 진짜로 믿고 생일이11번이나 지날때까지 우리집을 가족인냥 소중하게 보살펴줬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서서히 그 얘기를 믿지않게 됐고, 지금은 기억속에서 조차 잊혀지게 됐다. 적어도 그 일이 있기 전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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