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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3


 [주인님, 속보입니다.]


 이제 막 잠이드려는 순간, 핸드폰이 훼방을 놓았다. 무시하려고 하는데 핸드폰녀석은 내 바램을 깨부수고 하려는 말을 계속했다.


 [4월 이후부터 만들어진 육체 이식용 육체들이 가루처럼 으스러져버리는 이상현상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사망자 수는 3000만명에 달하고 있으며, 정부는예상 사망자 수가 7만명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 정보는 4분 전부터 알려졌습니다.]


 아딜이 신경쓰였다.


 꿈따윈 40년도 전부터 꾸지 못했다. 하지만 오늘은... 아딜의 몸이 조각조각나는 끔찍한 꿈을 꾸고 말았다. 그래서 더 신경이 쓰였다.


 "빌어먹을."


 [평소보다 3분 일찍 일어나셨습니다. 악몽을 꾸셨군요. 3초 후 클래식 음악이 나옵니다.]


 정말로 이름 모를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왔다. 난 파자마를 입은채 집에서 나와 대저택으로 향했다. 확인작업을 끝낸 뒤 문을 열고 진입하자, 관리 프로그램이 말했다.


 [렌달님. 아침 일찍부터 무슨 일로?]


 "어제 환원했던 육체를 보고 싶은데."


 [알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십... 여깄습니다.]


 참말로 빠르군. 인간의 배에서 태어나지 않은 인간이 생명연장장치 안에 들어 있었다. 하지만 정말로 관처럼 생겼기에 밖에서 내부를 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난 관의 뚜껑을 열었다. 분명히 장치는 작동되고 있었을 터인데, 관 안의 소녀는 이미 손이 사라져 있었다. 밑에 수북히 쌓인 핏가루들을 보고 비명을 지를뻔 했으나 포기하기로 했다. 이전에 환원한 육체도 확인했지만, 그 육체는 아주 안전해 별 다른 이상이 보이지 않았다.


 "손이 사라진 육체를 소각로로 데려가. 그 육체는 버린다."


 [알겠습니다. 다른 하실 말씀이라도?]


 "없어."


 난 대저택을 나와 다시 집으로 향했다. 집에서 울고 있는 소리가 들려 뭔가하고 가봤더니 그녀의 손톱이 빠져있는게 보였다.


 그녀도 같은 증상을 겪고 있는 것이다.


 "뭐야... 괜찮아?"


 "으, 응..."


 "어쩔 수 없지만 비슷한 몸을 찾는게 왕도일 것 같은데."


 "뭐? 싫어!"


 그녀가 싫다고 해서 내가 휘둘릴 건 아니었다. 난 그녀를 들쳐업고 내 차로 향했다. 육체 이전 관리소로 가지 않으면 그녀가 위험했기 때문이다.


 [어디로 모실까요?]


 "육체 이전 관리소 정문으로. 안전운전해."


 차는 말없이 관리소로 향했다. 그 곳의 문이 닫혔다는 걸 알기까진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상담원이 있었기에 그것과 말했다. 상담원도 이름이 상담원이었지 사람같은 프로그램의 일종이었다.


 "렌달입니다. 열어주시죠."


 [죄송합니다 렌달님. 저희 관리소는 29일까지 외부인의 방문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상담원의 전원이 나가고, 난 내 등에 업힌 채 자고있는 그녀를 보았다.


 "이런..."


 아무리 마녀라지만... 내 딸이 죽는 건 싫었다. 난 결국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와야했다.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육체 이전을 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보기로 했다. 하지만 아무것도 떠오르지 못했다. 120년을 산 내게도 이런 장벽이 찾아오는구나..


 "죽지만 마라."


 "오른손에 감각이 없어... 하지만 버텨볼게."


 난 그녀를 침대에 눕히고 대저택으로 향했다. 이제 별 다른 방법이 없었다.


 [렌달님, 무슨 일이십니까?]


 "육체 이식. 지금 가능할까?"


 [이곳에 있는 육체로는 불가능합니다. 다른 육체를 가져오세요.]


 "여기 있잖아."


 [...진심이십니까?]


 "그래."


 아직까지 100% 클리어를 하지 못한 다크클라우드2가 신경쓰였다. 성검전설3도 모든 영웅을 번갈아가며 키워보지 못했기에 아쉬움이 더했다.


 [준비하기까진 30분이 걸립니다. 그때까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오십시오. 이식이 끝나면 렌달님은 죽습니다. 정말로 괜찮으시겠습니까?]


 "어차피 사람은 죽기 마련이지. 정확히 30분 후에 올테니까 준비하고 있어."


 그리고 난 저택을 나섰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예전보다 인상적으로 들려오는건 착각일 것이다.

  • profile
    하늘바라KSND 2012.03.01 23:38
    딸이었다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TS라니!

    그럼 이번 주 토요일에 제가 잇겠습니다.ㅎㅎ
  • ?
    미양 2012.03.02 23:37

    주인공은 남정네입니다만 별 다른 언급을 안해서 헷갈리긴 하네요...


    기대하겠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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