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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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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라KSND ; 가현기, 소녀. ; 2012.02.25~26

 

 

거리, 소녀.

-4-



  '크으. 이럴때 어릴적 어머니는 어떻게 해 주셨지? 내가 열 났을때…. 몸을 뎁히고 이마엔 차가운 물수건. 물수건?'


그 는 다시 축축히 젖은 화장실로 돌아가서는 미색 플라스틱 다라이에 촤아아- 찬물을 2/3쯤 받고는 아까 그녀가 덮었던 수건 한 장을 물 속에 던져 넣었다. 흥얼흥얼 그녀 옆에 가져다 놓고는 첨벙첨벙 쪼르륵! 먹음직스러워 보이지 않는 흰색의 꽈배기를 풀어 네모반듯 직각직각하게 접어서 그녀 이마에 올려두었다.


 처 음에는 이제 뎁혀졌을까나? 싶어서 수시로 자꾸 콕콕 대다가, 이내 지쳐서는 유리탁자 위의 리모컨을 오른손으로 집어들어 꾸욱 TV를 켰다. 자기들끼리 웃고 떠드는 '정말 사실적인 다양함'들을 휙휙 넘기자, 하루종일 애니메이션만 방송하는 국산 채널 'Anytime, Anyday'가 나왔다.


 "호오! 신작 애니메이션인가?"


 요 즘 다시 유행하는 하렘물에다가 로리, 츤데레, 사디스트, 여왕님등 다방면의 취향의 사람들을 잡아놓은 각각 개성만점의 히로인들. 그냥 연애물이면 얼씨구나 좋구나!를 외치며 보았겠지만, 왠 어이없을정도로 미래에다가 괴상한 정쟁. 그리고 로리를 빼고는 다들 지나치게 커서 보기 부담스러웠다. 쯧. 일제나 국산이나- 라는 한숨이 나올정도로, 거기서 거기. 다만, 배경이 한국이고, 성우들도 다 한국인이라 어쩐지 더 익숙했고, 더 친근했기에 지금의 국산 애니메이션 업체가 살아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참, 물수건! 하고 만진 물수건은 미지근근했다. 어느새 몸의 열이 물수건의 물에 전도되어 버린 것인지. 촤루룩 욱짝욱짝 꼬오옥 다시 위에 올려놓고는, 채널을 회회 넘겼다.


 '요즘은 종편이나 지상파나 다 예능이란 말이야? 하기사 언제부터 아니였나만은서도. 볼만한 다큐없나? 저번에 괴상한 실험하는거 재밌던데. 호기심 지옥이었나?'


이 내 흥미가 떨어져서는 TV를 팟. 유리 탁자위를 찬찬히 둘러보았다. 이리저리 나뒹구는 리모컨, 깨알같이 많은 집먼지 진드기, 진드기 만치로 있는 흰색의 먼지. 청소할까?란 괴이한 욕구가 이리저리 오른쪽 왼쪽을 성가시게 옮겨다녔지만, 포기해버렸다. 지금은 옆에 환자가 있는데다가, 귀찮았다.


 "아! 그래! 일어나면 멕일 해열제랑, 젖은 머리를 말릴 드라이기를 찾아봐야겠다!"


그러나 한 번에 일어나려 움찔옴찔 앉은 자리에서 달싹 대다가, 오히려 머리를 쇼파에 찍고 말았다. 크으- 하고 머리를 슥슥 하고는 그제서야 손으로 카펫을 집고 이어나 자신의 방에 들어가서는  책상 서랍을 마구잡이로 열어 제꼈다. 온갖 필기구와 연장들이 가지런히 흔들렸고, 눈으로 상하좌우를 열심히 훑던 그는 울상을 지었다.

 

 "제길! 내 집 맞나? 무슨 물건들이 다 내 손에 없냐?

 

다시 숨박꼭질의 시간이 돌아왔다.

 

*

 

손을 움켜쥐려 애쓰지만,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아니, 온 몸에 힘이 없다.

 

 '여긴 꿈일까? 따뜻하고 포근한 이곳은 꿈일까?'

 

감긴 시야 속에서 말들이 울려퍼졌다. 그러나 그 즉시 아니, 아닐것이다. 꿈이라면, 이런 안락함 따윈 느껴지지 않을테니까. 그리고 또한 이마위와 속옷의 축축한 느낌도, 무언가 누르고 있는듯, 무거운 오른팔도 느껴지지 않았어야 옳다-란 반박이 반대편에서 울렸다.

 

 '그렇담 여기는 하늘의 나라인가?'

 

그러나 천국은 아닐것이다. 그곳이라면 분명, 고통이란건 없을테니까. 지옥인걸까? 신이라는 빌어먹을 존재는 고통이 가득한 지옥 속으로 날 밀어넣은것일까? 아니, 아니다. 이 포근함은, 지옥에서 느낄 수 있을만한것이 이니다.

 

 "크흑-."

 

조 금씩 드러난 흑·백의 세계 사이로 천장이 보였다. 일반적이라고 부를 수 없을 만큼 꽤나 높은 천장을 가진 집. 마치 2층을 없애고 뚫어놓은 공간같았다. 힘겹게 어질어질한 머리를 돌리니, 바닥에 꼬리를 떨어뜨린 드라이어기가 보였다. 또한 아무렇게 던져저 있는 네모난 상자도. 왔다갔다하는 정신을 부여잡고, 마지막으로 고개를 살짝 숙여서 그녀의 몸을 바라다 보았다. 생전 처음보는 이불이 감싸고, 무거운 무언가가 누르고 있는 오른팔에는…

 

 "사람?"

 

흐릿흐릿한 빛 탓에, 자세히는 볼 수 없었다. 그러나 그 하나, 머리카락이 짧다는것 만큼은 확신할 수 있었다.

 

 '누구지? 이 자는 믿을만 한 자인가?'

 

그리고 과연 여기는 안전한 곳일까?

 

 아찔하게 돌아가던 세계는 '더, 더, 더, 더'를 외치며 더 빠르게, 그리고 빠르게 돌아갔다.

 

*

 

삐리리릭-

 

아 침부터 울려대는 소리에 인상을 잠시 썼다. 그러나 이내 '아-'하며 벌떡 일어나 핸드폰을 찾아내어선 꺼버렸다. 휴우-하는 안도의 큰 숨과 함께 남자는 쇼파 근처로 다가가 그녀의 얼굴 앞에다 대고는 손을 흔들어 보지만,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하. 다행이다. 그나저나 나까지 여기서 잠들어버렸네."

 

피 식- 나오는 웃음을 그대로 걸어놓은 채 미지근해진 물을 버리고 새로 떠올겸 화장실까지 걸어가서는 고양이 하듯 얼굴을 실실 문질렀다. 찬 기운이 뇌를 철썩! 하고 휩쓰는 느낌에 온 피부를 곤두세운 채 한 두 번 떨고는 거울을 바라다 보았다. 시뻘건 눈 흰자위. 그러나, 몸은 가벼웠다. 새로 떠다온 차가운 물로 그녀의 이마를 시원하게 해 준 뒤엔 전쟁의 상처를 지우기 시작했다. 젖은 옷가지와 젖은 수건들은 빨래통에, 여기 저기 흩어져 있는 쓰레기들은 휴지통에, 드라이어기는 다시 그의 집으로, 널부러져있는 리모컨은 네모반듯 탁자 위에 올려다 놓고 만족한듯 빙그레-한다. 어린아이의 섭취정량인 해열제 한 알을 유리탁자 위에 꺼내놓곤, 그는 부엌으로 걸음을 옮겼다.

 

 흰 색의 커피포트에서는 이내 김이 탁- 소리와 함께 공중을 부유했다. 쪼로루루룩-. 은빛을 뽐내는 둥글둥글 좋은 인상의 무거운 병은 알약 옆으로 날아가서 은은하게 빛을 내었다. 그러더니 이윽고, 반으로 길게 접힌 핑크빛의 종이가 그들의 앞에 서서는 명령하듯, 허리를 꼿꼿히 세웠다. 어찌보면, 그 모습이 꼭 입을 벌린것 같기도 했다.

 

 "자! 이 정도면 내가 없어도 괜찮겠지? 그럼 이제 일하러 가 볼까?"

 

조 용히 분주했던 아침이 가고, 집 안은 썰렁해졌다. 다만, 보온병과 알약은 둘이서 조용히 속삭이고, 조그만 메모지는 그것도 모르고 혼자서 열심히 떠들어대고 있었다. 제법 어둑했던 방안은 달콤하게 은은해졌다. 은빛의 병은 반짝 반짝 눈을 빛냈지만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다. 조용한 숨소리가 규칙적으로 울려퍼지다 한 순간에 멈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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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도서관 시간이 다 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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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안녕하세요 하늘바라 KSND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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