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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망상필드를 전개해봅시다 우리

by Presence posted Jun 09,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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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SF

 우선 우리는 시간을 점점 느리게 합니다.

 점점 시간이 느리게 가는 것이 보일겁니다.

 점점 느리게, 점점 느리게. Ritardando.

 그리고 어느 순간, 건반을 누르는 손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이제 우리는 점점 시간을 역행합니다.

 점점 뒤로, 점점 뒤로.

 건반을 반대로 누르는 것이 보입니다.

 똥 똥 똥 하던 소리가 옽 옽 옽 하는 이상한 소리로 바뀌어갑니다.

 시간이란 말이 낙잇이란 말로 변합니다.

 떨어져 부서진 달걀이 조립되어 손으로 올라갑니다.

 청와대에서 큰 쥐가 나옵니다.

 노통께서 아크로바틱 점프로 절벽 위로 올라옵니다.

 이승만의 대통령 연설이 되감기 됩니다.

 1945년 8월 15일에서 14일로 넘어갑니다.

 운요호가 일본으로 역주행합니다.

 아브라함 링컨의 몸에서 총알이 튀어나옵니다.

 콜럼버스가 서인도제도에서 역주행을 합니다.

 중세 기사가 옆으로 누운채로 말에 탑니다.

 꺾인 조선의 깃발이 다시 붙습니다.

 갓 나온 청동검이 거푸집으로 들어가 뜨거워집니다.

 바위에 부순 돌멩이가 다시 붙습니다.

 기온이 점점 내려갑니다.

 다시 기온이 올라가면서 랩터가 뒤로 뛰어갑니다.

 다시 추워지고 더워지며 생물이 변하고 밖의 모양이 변합니다.

 지구의 수위가 높아집니다.

 기온이 올라갑니다.

 바다의 성분이 변합니다.

 바다가 없어집니다.

 지구가 용암으로 변합니다.

 달이 부딫히고 떨어져 다시 부딫혔다 멀어집니다.

 은하가 점점 작아집니다.

 멀어졌던 은하가 다시 만납니다.

 한 점으로 모여듭니다.

 제로가 됩니다.

 

 자, 여기서부터 시작해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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