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

『호러어드벤쳐』귀신의 집 _ 5화

by 3류작가 posted May 30,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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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공포/미스테리/추리/스릴러

"흠……"

꽤 오랫동안 서재에 있는 책장들을 거의다 뒤져봤지만 딱히 수상해 보이는 책같은거나 종이같은건 없어 보였다. 역시 이런데 숨겨놨을리가 없겠지?

"누나, 이 책은 뭐야?"

귀신이 나에게 책한권을 보여줬다. 책 표지엔 한남자와여자가 있는 일러스틀 배경삼아 붉은 글씨로 천일야화라고 써져 있었다.

"아~ 이건 먼 이국에 설화를 한대 묶은 동화집같은 책이야. 어릴적에 할아버지께서 종종 읽어주시곤 하셨는데……"

"동화책? 엄마가 이 책은 읽지 말랬는데? 동화책인데 왜 읽으면 안됀다고 하신 거지?"

혹시 이 책안에 쪽지가 있을지도? 기대에 부푼채 책장을 넘겨보았다. 그런데…… 이건 내가 알던 그런 책이 아닌데? 이 책은…… 나도 모르게 얼굴이 화끈거려 졌다.

"무슨 재미있는 이야기라도 있는거야? 나도 읽어볼래."

"아.…안돼!"

다가오던 귀신을 저지하고 얼른 책을 덮어버렸다.

"누나만 보고…… 치사해!"

"이건 나중에 더 크면 그때보렴."

"지금 보면 어때서!"

"어쨌든 안돼!"

"칫……"

뾰루퉁해진 귀신이 코튼에게 뭐라 작게 중얼거렸다.

"누나도 별로 안크면서…… 우리 엄마보다 가슴도 작으면서……치사해 치사해 치사해……"

"다 들리거든!!"

"왈!"

아무래도 이방엔 없는 것 같았다. 다른방에 있을지도 모르니깐 일단 서재를 나가기로 했다. 서재에 입구에 다다르자 미쳐 보지 못했던 책상이 서재 구석에 있었다.

"맞다. 저기가 있었지."

책상서랍을 열자 작은 종이쪽지가 들어있었다. 그것을 꺼내 펼쳐보니 열쇠에 관한 메모가 적혀있었다.

「 레코드방 열쇠는 식당 부엌의 냉장고 속에 넣어뒀음 」

레코드방? 이건 또 뭔소리야…… 그리고 열쇠를 왜 냉장고 안에다 넣어두냐고!!

"현관문 열쇠가 아니잖아!"

"엄마가 못된 사람들이 집에 들어오면 못찾게 하려고 열쇠들을 여러군데 숨겨놓으셨어."

"그럼 이 열쇠말고도 다른 열쇠가 더 있다는 소리네? 그중에 분명 현관문열쇠도 있겠지?"

귀신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렸을 적 보물찾기를 하던 기분이 든다. 우선은 이 레코드 방인지 뭔지 하는 방에 열쇠부터 찾아야겠다.

서재를 나와 계단 아래로 내려갔다. 귀신에게 식당이 어딘지 물어봤다. 귀신은 중앙홀의 2층난간 아래에 있는 양쪽계단 사이에 입구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우리 셋은 식당으로 들어갔다.

"우와……"

들어가자 마자 눈에 들어온 것은 20명도 거뜬히 앉을 수 있을 듯한 기다란 식탁이였다. 하얀 식탁보가 깔위엔 은으로 만들어진 촛대가 놓여있었다.

"이 집, 정말 너하고 엄마 둘이서만 사는 거 맞아?"

"응? 맞아. 이 집엔 엄마하고 나 둘뿐이야. 그게 이상해?"

"둘이서 살기엔 좀 호화스러워 보여서 말이야. 내가 신경쓸 일은 아니지만……"

식탁에 맨 끝엔 벽난로가 있었다. 그 위엔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를 칼이 장식용으로 걸려있었다. 창문엔 붉은색 커튼이 걸려있었다.

"아, 현관문이 잠겼으면 창문으로 나가면 되잖아!"

왜 진작 이 생각을 못했던 것일까? 저 꼬마에 페이스에 말려들어서 집에는 당연히 창문이 달려 있다는 것을, 그리고 현관문으로 못나가면 창문으로 탈출하면 된다는 당연한 사실을 망각하고 있었다.

"어라? 이럴리가 없는데……"

다시 한번 창문을 있는 힘껏 열어보았다.

"어째서? 왜 창문까지 안 열리는 건데?!"

꿈쩍도 하지않는 창문을 멍안히 바라볼 뿐이었다. 창문을 부수고 나가자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귀신을 보고는 생각을 접었다. 하는 수 없이 식당안에 있는 부엌으로 가보았다.

"찌직?"

부엌으로 들어가자 바닥에서 이상한 소리가 났다.

"아?"

발 밑을 보자 그곳엔 작은 쥐 한마리가 있었다.

"흐잌!"

"누나얼굴이 파래졌어! 그거 어떻게 한거야?"

귀신이 신기한 듯 내 얼굴을 바라봤다. 몸이 굳어버린채 시선을 위쪽으로 고정시켰다. 바닥에 한마리를 안 보기 위해 시선을 다른 곳으로 옮겼지만 그건 엄청난 실수였다.

"꺄아아아악―"

두개의 냉장고 위와 버너 위엔 회색빛 생쥐들이 득실거리고 있었다. 귀신에 손을 잡고 황급히 식당을 빠져나왔다.

"에이~ 누난 겁쟁이구나. 쥐가 뭐가 무섭다고 그래."

"싫어싫어싫어……징그러운게 잔뜩있어……저런거 싫다고!"

귀신이 다시 식당으로 들어가자고 했지만 패닉상태인 나에게 그건 죽으라는 소리였다. 식당엔 다시는 들어가기 싫었다. 어쩔수 없이 다른방부터 수색해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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