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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공포/미스테리/추리/스릴러

커다란 샹들리에의 금색불빛이 바닥에 천천히 흔들거리고 있다.

현관문을 시작으로 뻗은 레드카펫이 서로 마주보고 있는 계단의 밑쪽으로 두갈래로 나눠진다.

흰색의 자태를 뽐내는 석고상들과 잘 정돈된 화분이 들어오는 이를 반겨준다.

그리고 이 모든 것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검은 것이 보인다.

샹들리에 불빛 아래, 하얗고 복슬거리는 것을 검고 조그마한 것이 쓰다듬고 있었다.

"……"

벽엔 벽지가 벗겨져 있고 금이 가 있다던지, 물건들엔 거미줄과 먼지로 가득 도배되 있고 천장은 썪어 쥐가 돌아다녀도 부서지며 공기중엔 눅눅하고 매캐한 곰팡이 냄세가 진동하는 그야말로 언제라도 귀신이 튀어나올것만 같은 내부를 상상했었던 나에게 이런 깨끗하고 따듯한 광경은 너무나도 낯설었다.

"왈!"

이 낯선 공간에 누군가가 침입했다는걸 이제야 눈치챘는지 하얗고 복슬거리는 솜뭉치녀석이 나를 보며 짖었다. 그덕에 나는 그 검은 덩어리가 사람이라는 것을 곧 자각하게 됐다.

"어?"

그것은 아이라고 해야 맞을 것 같았다. 코튼과 비슷한 덩치였지만 사람으로 치자면 역시 꼬마다. 검은 머리칼이 어깨까지 내려와 있었고 몸전체에는 옷대신 검은 천 같은게 붕대식으로 칭칭 감겨있었다. 정말 사람이 맞는 것일까? 아니면 혹시 귀귀신?

"누구야?"

귀엽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귀를 즐겁게 해주는 목소리였다. 목소리에 주인은 아주 천천히 옛날에 가지고 놀던 예쁜 여자 인형의 머리를 돌리는 듯한 느낌처럼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았다. 그 모습을 보고 나는 그만 그 아이에게 심한 소리를 하고 말았다.

"귀……귀신이다!!"

본능적으로 튀어나온 것이었다. 분명 본능적이었다. 그 아이의 눈은 붉은 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적안을 하고있는 사람은 태어나서 본적이 한번도 없었다. 적안을 하고 있는 생물은 대체로는 악마나 귀신밖에 없다고 우리 할아버지가 자주 얘기하시곤 하셨다. 고로 이 아이도 귀신이라고 나는 본능적으로 생각하게 된 것이다.

"귀신?"

아이는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 붉은 눈빛에는 호기심이 어려있었다. 순수한 아이의 감정이 들어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그래서일까? 나는 그 아이에게 말을 걸어보았다.

"저……저기, 꼬마야. 너 귀신아니지? 사람이지?"

너무 당연한걸 물어봐서였을까? 나를 이상한 것 보듯이 보는 꼬마였다. 꼬마는 당연하다는 듯 내게 대답했다.

"난 귀신이야."

"흠~ 역시 귀신일줄 알았어. 이 세상에 귀신이 진짜로 있을리가 없잖아? 역시 넌 사람이 아니라 귀신이였구나. 아하하하……아?……에?!"

뭐라고? 귀 뭐시라고? 너무 당연하다는 듯 말하지 말라고…… 이 아인 지금 나를 놀리는게 분명하다. 저런 아이가 귀신이라면 나는 귀신따위 이제부턴 안무서워질것이다. 귀신이란 자고로 무서운 얼굴에 피를 뚝뚝 흘리며 보는 이가 무서워서 기절할 만큼에 비주얼을 가졌어야 하는데…… 이건 뭐 우리동네 꼬맹이들보다 훨씬 더 귀엽네……

"왈!"

"앗~ 어디가 멍멍아."

꼬마에 품을 벗어나 코튼이 내쪽으로 다가왔다. 코튼은 나를 방안으로 들어오라는 듯 치맛자락을 물고는 안으로 당겼다. 그 바람에 나는 이 집에 발을 들이고 말았다.

『쾅―!』

"흐핫!"

문이 닫히는 소리에 흠칫놀랐다. 그것보다 문이 왜 닫히지? 닫힌 문고리를 돌려 보았다.

『철컥철컥』

"어라?"

『철컥철컥』

"설마……"

『철컥철컥』

"잠겼잖아!"

예상했던 최악의 시나리오다. 뒤를 돌아보니 꼬마는 온데간데 없었다. 꼬마가 있던 자리에 있었던 장바구니도 같이 사라졌\져있었다. 이 모든 일에 원흉인 솜뭉치 녀석은 뭐가 그리 신나는지 옆에서 신나게 꼬리만 흔들어 대고 있을 뿐이었다.

"누나, 나랑 숨박꼭질하자."

이 공간을 모두 채우는 듯한 느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나가 술래야. 난 숨을 테니깐 누나가 날 찾아. 날 찾으면 좋은 걸 줄께."

역시나 아까전에 들었던 귀여운 목소리다.

"왈!"

코튼이 나에 치맛자락을 앞으로 당겼다. 따라오라는 건가?

"그……그래, 아……알았으니깐 치마좀 그만당겨!"

마치 끌려가듯 코튼을 따라 왼쪽계단을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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