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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글을 쓰고 싶어하는 분들께.
작성자: 달밤에왈츠
 안녕하세요. 유령회원 달밤에왈츠입니다. 다름 아니라 이번에 제 전공을 살려서, 글쓰기를 갈망하지만 헤매는 분들에게 도움을 드리고자 이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아주 기초적인 사항들과 작법, 방법론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는 내용이니 많은 참고 바랍니다.


의외로 인터넷 소설을 쓰는 분들은 많이 모르는

기초 작법 - 표준어 규정


1. 들여쓰기 - 문단의 첫 칸을 비우는 것을 들여쓰기라고 합니다. 이 글의 서문에서도 들여쓰기가 돼 있는데요, 워드 작성 시엔 두 번을 띄우기도 합니다.(스페이스 바 두 번 누른다는 거죠.) 한국 표준어 규정에 따라 모든 글은 첫 칸을 띄워 문단을 구분하도록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2. 문어체와 구어체 - 문어체와 구어체는 엄연히 차이가 있습니다. 알기 쉽게 설명하면 일상에서 쓰는 말을 그대로 종이에 옮긴 것이 구어체이고, 대부분의 소설이나 공식 문서 등에서 사용하는 문체가 문어체입니다. 참고로 이 글에서 첫번째 문단(서문)은 문어체로, 1번 들여쓰기 항목은 구어체로 적혀 있습니다.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부분을 알기 쉽게 진하게 표시했으니 알아보실 수 있을 겁니다.

  문어체와 구어체는 쓰임새가 다릅니다. 물론 소설에서는 반드시 문어체를 써야하고 구어체는 일상생활에서만 써야한다고 정해진 것은 아닙니다. 글이라도 일기, 편지, 방송대본 등은 대개 구어체로 쓰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며, 시는 물론 소설에서도 구어체를 사용합니다. 공통적인 부분은 쌍따옴표(")로 표시하는 대사문이 있고, 특별한 조건이 설정된 소설들에서는 아예 구어체로 쓰기도 합니다. 다만 그 밑바탕에는 합리적인 이유들이 있죠. 가령 다자이 오사무의 명작, <인간실격>의 경우 마치 실제 인물이 수기를 남긴 것처럼 상정했기 때문에 - 실제로 인간실격은, 다자이 오사무 본인의 수기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작가 경험과 유사하다고 합니다만 - 구어체로 쓰는 것이 당연했습니다.


3. 쌍따옴표(")와 따옴표('), 그리고 쉼표(,)와 마침표(.), 말줄임표(……)

인터넷 소설을 쓰는 분들이 가장 많이 모르는 부분이더군요. 원칙적 사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쌍따옴표(") - 소설에서 인물의 대사를 표기하거나, 중요한 내용을 강조할 때 사용한다.


따옴표(') - 소설에서 인물의 속마음을 표기하거나, 매우 중요한 단어, 내용 등을 강조할 때 사용한다.


쉼표(,) - 단어를 나열하거나 독자의 호흡에 맞도록 긴 문장을 끊어주는 역할로, 한 박자 쉬고 다음 글자를 읽도록 할 때 사용한다.


마침표(.) - 각 문장의 매듭을 짓는 표기법. 문장과 문장을 구분하기 위해 사용한다. 그러므로 '낭송하는 장르인 시'에서는 대개 마침표를 찍지 않는다.


말줄임표(……) - 긴 내용을 생략하거나 소리가 잦아들어가며 여운을 남기도록 읽으라는 표기법. 사람들이 가장 많이 틀리는 표기법이기도 하다.

정확한 표기법은 칸 중앙에 점 여섯개를 찍는 것이며 원고지에 쓸 때는 두 칸에 걸쳐서 쓴다. 흔히 마침표 수십 개를 찍는데 잘못된 방법이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일부는 침묵을 표현하기 위해 쓰기도 하는데, 드라마 대본에서는 허용하는 방식이나 기본적으로 정확한 표기법은 아니다. 특히 소설에선 "그는 입을 다물었다.", "그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처럼 쓰는 것이 보편적인 방법이다. 대사문 끝에 붙여 쓰게 되면 우물쭈물하며 읽으란 뜻이 되며 무언가 내용을 생략하고자 할 땐 …… (생략)…… 처럼 쓰면 된다.


4. 비문과 좋은 문장의 차이

예시 1번) "EBS 수능 강좌가 사교육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문제점 : "할 수 있는" 의미 중복.

올바른 사용법 : "EBS 수능 강좌가 사교육비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예시 2번) "시험에 대한 중압감으로 너무 많이 신경을 써 지나치게 고민하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문제점 : "너무와 많이" 의미 중복 및 모순. "너무"는 많다는 의미가 부정적일 때, "많이"는 긍정적일 때 쓴다.

올바른 사용법 : "시험에 대한 중압감으로 너무 신경을 써 고민하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사실 독자의 호흡을 생각하면, "너무 신경을 써"란 부분을 제거하고 "지나치게"를 살리는 것이 더 좋은 문장이 된다.


예시 3번) "버스를 타고 집에서 회사까지 약 한 시간 정도 걸린다."

문제점 : "약"과 "정도"의 의미 중복.

올바른 사용법 : "버스를 타고 집에서 회사까지 약 한 시간 걸린다."


예시 4번) "간염 보균자와는 식사도 술도 같이 마셔서는 안 된다는 편견과 오해가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

문제점 : 목적어의 치환 오류. 식사는 마시는 것이 아니므로 별도의 동사가 필요하다.

올바른 사용법 : "간염 보균자와는 식사하는 것은 물론, 술조차 같이 마셔서는 안 된다는 편견과 오해가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


예시 5번) "큰 아이는 모범생이며, 작은아이는 미술을 좋아한다."

문제점 : 수사의 오류. "~이며"는 같은 대상에 대해 연속된 설명을 할 때 쓴다. 큰 아이와 작은아이는 합체로봇이 아니라 엄연한 별개 인물이므로 다른 수식어를 써야 한다.

올바른 사용법 : "큰 아이는 모범생이다. 그리고 작은아이는 미술을 좋아한다."


5. 번역투에서 기인한 문제, 피동형과 자동형.

  많은 분들이 문장을 "~하게 되었다, 됐다, 당했다."로 끝맺습니다. 그러나 이는 번역 소설들을 많이 보면서 무의식적으로 눈에 익은 것으로, 우리나라 말에선 좋은 표현이 아닙니다. 특히 소설에서 자주 (쓰면 / 쓰게 되면) 인물들이 마지못해 끌려다니는 것처럼 (보입니다. / 보이게 됩니다.)

되도록이면 "~했다, 하다."로 끝맺기를 권장합니다.


6. 되? 돼?

  '되'와 '돼'의 사용법을 헷갈리시는 분들이 있는데요, 그럴 땐 '하'와 '해'를 그 문장에 넣어보면 됩니다. 가령 바로 앞의 문장에서 '됩'이 올바르다는 것은, '햅'을 넣었을 때 말이 안 되는 반면, '합'을 대신 넣었을 때 말이 되는 것으로 알 수 있지요. '되'는 '하다'의 피동형이고, '돼'는 '했다'의 피동형이기 때문입니다.


이외에도 많은 내용들이 있지만, 다 설명하려면 끝이 없기 때문에 실수가 잦은 부분들만 추렸습니다.


작법의 기본자세


1. 다독(多讀), 다작(多作), 다상량(多想量). 전문적으로 글쓰는 사람이라면 결코 모를 수 없는 말입니다.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란 뜻으로 글쓰기 공부의 기본이자 끝입니다. 왕도라고 하지요.


2. 글은 엉덩이로 쓴다. 이것도 소설가나 지망생들 사이에선 유명한 말인데, 글쓰기는 인내심이 필수라는 의미입니다. 보르헤스나 한유주 작가 정도의 천재적 두뇌를 소유했다고 믿고 계시는 게 아니라면 아무리 글이 안 써져도 자리를 벗어나지 마세요. 경력 수십년 차 소설가도 새 작품을 쓸 때면 초보자들만큼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제 스승이신 모 소설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아무리 써도 익숙해지질 않는다, 초보자 때와 다를 바 없다." 물론, 그 초보자가 글쓰기에 대해 기본조차 모르는 수준을 의미하는 건 아니지만, 어쨌거나 괴로움은 평등하다는 거죠.


작법에 관한 권장도서


<문장강화>, 이태준 저 - 작법 공부의 성경이라 불리는 책입니다. 운문이나 산문 요령은 물론 우리가 실생활에서 쓰는 편지, 일기, 감상문, 기행문, 뉴스 기사문, 추도문, 논설문, 식사문, 수필 등을 어떻게 써야하는지 배울 수 있습니다.


<글쓰기의 전략>, 정희모, 이재성 저 - 구체적 예시를 들어가며 작법 기술에 대해 가르치는 책입니다. 이태준 선생은 당대 최고의 문필이라 불렸지만, 아무래도 옛사람이라서 껄끄럽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이 책을 보시길 권장합니다.


<젊은 소설가에게 보내는 편지>,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저 - 작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던 남미 소설가, 요사의 조언서랄까요. 소설이 무엇인가를 깊이있게 알려주는 책입니다. 편지 형식으로 썼기에 몰입도도 좋습니다.


<일리아드>, <오딧세이>, 호메로스 저 - 그리스 로마 신화의 원전(原典)이자 대서사인 작품입니다. 읽기엔 좀 거북할 수도 있지만, 우리들이 흔히 아는 양산 판타지의 조상님 격인 작품이니 알아둘 가치는 충분하지요. 참고로 한국 양산형 판타지는 톨킨의 <반지의 제왕>의 영향을 받아 등장했고, <반지의 제왕>은 T.S 앨리엇의 <니벨룽겐의 반지>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니벨룽겐의 반지>는 북유럽의 신화와 민담, 전설을 한데 엮은 이야기라고 볼 수 있지요. 발뭉, 지크프리트, 악룡 니드호크, 묘르닐과 궁그닐, 엘프와 님프, 드워프, 펜릴 등등 친숙한 단어들이 많이 보이죠? <일리아드>와 <오딧세이>에서는 친숙한 그리스 로마의 신들과 함께 아마 페가수스와 메두사, 티아매트 같은 단어들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참고로 핀란드 서사시인 <칼레발라>와 중동, 수메르인들의 신화인 <길가메시 서사시>, 켈트족 신화, 중동의 민담인 <천일야화>, 인도와 중국, 우리나라와 일본, 아즈텍과 마야 신화도 살펴보시길 권장합니다. 우리들이 좋아하는 작품들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원조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아이네이아스> - <일리아드>, <오딧세이>와 마찬가지로 로마 신화를 다루는 서사시입니다. 로마의 어원이 건국왕이라 할 수 있는 레무스와 로물루스 형제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은 알고 계시죠?(로물루스가 동생 레무스를 죽이고 자신의 이름을 따 로마라고 지었다고 합니다만)


<7년의 밤>, 정유정 저 - 근래에 베스트셀러였던 한국 장편 소설입니다. 이 글은 소설가 지망생을 전제로 쓰는 것이 아니라서 넣을까 말까 고민했습니다만,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입니다. 압도적 몰입감과 묘사력, 이라고 말하면 책 홍보가 되버릴 것 같고, 이야기를 어떻게 만들어나가는지 배울 수 있는 작품이라고 해두지요. 이 책을 열심히 필사한다면, 적어도 문장 면에서는 프로 소설가 못지않은 실력을 지니게 될 겁니다.


  이외에도, 이야기를 꾸며나가는 방법에서 꼭 봐야할 세계적인 역대 명작 소설들과 희곡들이 많지만, 오늘은 이만 생략하겠습니다. 막말로 괴테의 <파우스트>를 추천하면 끝까지 다 읽어낼 수 있는 사람이 몇명이나 될까요.(의역본이나 소설본이 아닌, 희곡 직역본, 즉 원전을 말합니다.) 저도 머리에 쥐내리는데. (농담입니다.) 다만, 기본적으로 세계 명작이라 불리는 작품들은 가급적 많이 읽어보시길 권장합니다. 그것들에선 이야기를 어떻게 극적으로 꾸며내는지, 또 어떻게 풀어나가는지 배울 수 있습니다. 유명한 드라마, 영화들도 모두 그것들의 이야기 구조를 빌려왔단 점을 잊지 마세요.

  참, 이 책을 추천하는 것을 잊었습니다. 오히려 게임을 제작하는 사람들에겐 이 책이 더 중요한데 말이죠.


<게임 스토리텔링의 이해>, 2011 – 작자는 이름을 까먹었고(기억에 의존해서 쓰는지라) 2011년도에 출판한 책입니다. 게임 스토리의 구조와 전개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으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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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달밤에왈츠 2012.04.16 20:11

    저장도 안 해놓은 글이었는데, 복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 profile
    습작 2012.04.21 13:10

    ㅎㅎ 복사해서 재 작성하시면 이 게시물 지워드리겠습니다.

  • ?
    달밤에왈츠 2012.04.27 01:29

    아니요, 굳이 번거롭게 그럴 필요 없지요. ㅎㅎ 전 살려주신 데 감사할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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