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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판타지

약속은 지켜야죠...

주 2회 연재랬으니까, 오늘 하나 쓰고

내일도 하나 더 쓸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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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게 말이나 됩니까! 우리가 왜 농사를 해야 하냔 말입니다! "

 

 대륙 서부의 북동쪽, 페루실과는 노르덴 산맥을 기점으로 정 반대지점에 놓여있는 이곳은 최근 몇년동안 전쟁이 끊이지 않았던 곳이며, 최근 센트레크의 큰 별이 진 곳이기도 하다. 이곳의 이름은 가르시아 평원. 이 평원의 맞은편엔 센트레크의 영토인, 본래는 가르시아 평원의 일부였으나 최근 개명된 카를로스 평원이 자리하고 있었다. 두 평원 사이에 흐르는 라미아 강은 사이에 유일하게 놓여있는 다리가 아닌 한 건너기 힘들만큼 유속이 빨랐기에, 국경선으로써의 역할을 충분히 해내며 흐르고 있었다. 최근 몇달 들어서 유역량이 증가한 것을 인근 사람들은 "카를로스의 혼이 평원에 깃들었다"느니 "전쟁을 너무 많이 해서 강에 독이 쌓였다"느니 하는 소리를 해댔다. 그건 그렇고, 지금 소리를 바락바락 지르는 한 남자와 그 맞은편에서 무심하게 호미질을 하며 한마디 툭 던지는 여자가 눈에 띄었다.

 

 " 그렇게 싫으시면 동부사령부에서 어떻게든 지원을 받아오시던가요. 터너 경? "

 

 " 그러게 말입니다. 군 자금은 둘째치고 당장 식량난이 걱정인 상황인데 조금이라도 도와야 하지 않겠습니까? "

 

 요 최근에 구 제르디움 영토에 퍼진 속담이 하나 있다. '페루실에서 멀수록 먹고살기는 그나마 낫다'인데, 꼴도 보기 싫은 건 멀리 놔두는게 상책이라는 뜻으로 쓰이는 중이다. 참고로 페루실은 대륙 서부와 중부의 경계에 있는 곳이며, 저들이 말하는 동부사령부가 있는 곳이다. 그건 그렇고, 가르시아는 진짜로 현재 먹고살기가 힘든 상황이다. 무려 2개나 되는 강을 끼고 있는데다, 꽤 큰 평원을 이루고 있는 곳에서 이게 무슨 소리일까? 몇년 사이에 너무 잦은 전쟁 탓에, 지력이 떨어져 작물 재배에 좋은 형편이 되지 못한 가르시아는, 예전처럼 센트레크 본토의 팔란티아 평원만큼의 수확량은 커녕 일반 농경지의 수확량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 되어버렸다.

 

 " 으아아아악! 어째서 우리같은 귀족들이 이런 걸 해야 한단 말입니까! 에리카 남작! "

 

 " 현실입니다. 밥 굶고 싶으세요? "

 

 " 굶기는게 어떻습니까, 남작님? "

 

 " 흐음... 그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도 있겠지만, 이러니 저러니 해도 동료인데 먹여살리긴 해야죠. "

 

 앗차. 설명이 늦었는데, 소리를 바락바락 질러대면서 미쳐버리려고 하는, 진녹색의 머리와 눈을 가진 저분은 터너 클라인 3급기사. 전투능력은 많이많이 떨어지지만, 그는 클라인 백작가의 자식이다. 그러나 그의 아버지인 클라인 백작이 너무 오냐오냐 키운 터라, 이런 상황은 절대 받아들일 수도, 받아들여서도 안된다는 눈치였다. 그리고 그런 그를 한심하다는 듯이 바라보는 여성분은 에리카 이리시스 남작. 본래 그녀는 1급기사였으나, 비상한 머리 덕에 출세한 것이었다. 물론 중상모략이나 그런 게 아니라 전략전술에 능하다는 뜻이다. 서부 정벌군으로 발령되었을 당시 그녀는 참모진 중 하나였는데, 2차 정벌 당시 지휘관이 패왕 카를로스의 화살에 목숨을 잃었을 때, 어디서 났는지 모를 카리스마로 부대를 통솔, 카를로스의 부대를 가르시아 남부 평원으로 몰았으며, 끝내 그를 전사시키는 엄청난 전공을 올려, 남작위와 함께 북부사령부의 사령관으로 임명받았다.

 

 " 남작님, 다 끝났습니다. "

 

 " 에? 이게 뭐에요! 비켜봐요, 아까도 말했듯이 잡초는 뿌리까지 뽑아야 해요. "

 

 그녀는 손에 들고 있던 호미로 잡초뿌리들을 하나하나 뽑아냈다. 여기서 대강 짐작했을지도 모르지만 그녀는 서민 출신인데, 그녀의 부모님은 일찍이 그녀의 비상한 머리를 알아차리고 조금 무리해서라도 기사 사관학교를 졸업시켰다. 에리카 자신의 능력도 뛰어나지만, 그녀의 부모님이 어느정도 깨어있었던 것도 그녀의 현 직위에 일조한 것이다.

 

 " 그건 그렇고 남작. 내일 포니아로 출발한다면서 이러고 있으셔도 됩니까? "

 

 " 작전 회의도 중요하지만 민심을 얻지 못하면 버틸 수 없습니다. 아직도 그걸 모릅니까, 터너 경? "

 

 " 남작님, 이번엔 터너 경 말이 옳습니다. 저희가 할테니 오늘은 이만 쉬시는 게... "

 

 

 포니아는 현재 샤프라흐 군의 중앙사령부이다. 현재 각 진영의 총사령관들은 포니아로 집결하라는 명령이 떨어져 있었다. 총사령관 리미오 후작의 원안대로라면 동부사령부에서 모였겠지만, 실질적 리더 수준인 동부사령부 사령관인 미로퍼 리드젠 자작의 강력한 요청에 의해 결국 중앙사령부로 모이기로 했다. 지금 얘기하고 있는 건이 바로 그것이다. 

 

 " 휴... 알겠습니다. 그럼 잡초 다 뽑으면 군사들 훈련도 부탁합니다. "

 

 그렇게 말하며 에리카 남작은 "아으~" 소리와 함께 허리를 쭉 펴고 일어나 기지개를 켠 후, 붉은 눈동자는 하늘을 잠시 응시하고는 붉고 긴 머리를 살짝 귀 뒤로 넘기며 천천히 자신의 숙소로 돌아갔다. 아마 그녀는 어떤 상황이 그녀 앞에 기다리고 있는지, 전혀 예상조차 하고 있지 못하고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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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정집 : 샤프라흐 제국과 판트라키아 연합국에서 사용되는 기사의 급수에 관한 고찰

 

 샤프라흐 제국에서 사용되는 기사의 급수는, 본래 대륙 서부의 남서쪽에 위치한 판트라키아 연합국을 벤치마킹했다. 제르디움 왕국 산하의 공국에서 출발한 판트라키아는 국가의 경쟁력을 높이고 군사를 재정비하기 위한 차원에서, 그 어느 국가에서도 시도하지 않았던 기사학부를 개설하였다. 본래 말을 많이 기르는데다 검에 대한 제조기술이 뛰어난 국가였던 이 나라는 수많은 검술이 있었고, 자연스럽게 기마검병이 주력부대가 되었다. 이들 중에 당연히 검술의 강자들이 있었을 터라, 판트라키아는 그 인재들을 발굴하기 위해 개설한 것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당연히 귀족들이 반발을 일으켰을 것 아닌가? 심지어 수구파에 해당되는 귀족들은 반란을 일으키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 인재들을 발굴해낸 판트라키아는 반란을 진압하였다. 하지만 여전히 귀족들의 불만은 상존하고 있었다. 이를 무마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바로 기사의 급수제였다. 그 기사 급수제가 변화에 변화를 거듭한 후, 현재의 수준에 이르렀다.

 현재의 기사 급수제에 의하면, 기사학부에 입학한 모든 인재들은 출신에 상관없이 모두 준기사로 분류된다. 후작 이상의 상위 귀족들의 자제는 3급기사에서 출발하기도 하지만 말이다. 여하튼, 기사학부에 입학 후 최소 2년에 걸친 교육기간을 거치면 모두 3급기사의 작위를 받는다. 이제 기사학부를 졸업 후, 각 부대로 배정된 이들은 전공이나 경력에 따라 2급, 1급을 거쳐 특급기사의 작위까지 받게 된다. 1급이나 특급의 경우는 최소가 소대나 중대급 부대의 대장이다. 그리고 평민의 경우도 타고난 능력과 노력을 인정받으면 준남작, 즉 최하급이나마 귀족의 반열에 들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판트라키아에서도 2명 정도가 준남작 작위를 받았으며, 이 제도를 벤치마킹한 샤프라흐 제국에서 역시 30여명의 평민 출신 준남작이 나온 상태다.

 그러나 최근 아주 이례적인 사례가 하나 있었는데, 준남작을 넘어 남작위를 받은 사람이 있었다. 물론 그것은 에리카 이리시스 남작이다. 그녀의 남작위 수여에 대해서 이래저래 큰 회의가 있었으나, "그 누구도 이기지 못한 카를로스 왕을 이긴 것을 평민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흐려버리는 것은 제국의 명성을 흐리는 것과 같다"라는 진보 성향 귀족들의 주장을 따라, 그녀에겐 남작위가 수여되었다. 본래는 이정도 전공을 귀족 자제가 세웠다면 필시 남작위가 아닌 최소 자작, 높으면 백작위까지도 수여되었을 만큼 엄청난 일이었다.

 각설하고, 이 제도는 샤프라흐와 판트라키아의 국가 인재 발굴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지금도 또한 그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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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심 이 설정집 돋아서 미치겠어요!

여튼 오늘도 글 하나 싸지르고 가요~

 

(Assisted by Q.beast, Tilly L. Laicy. Written by Presence)

  • profile
    하늘바라KSND 2011.03.09 21:32

    설정집은 읽지 않았다.(...!)

    음... 전편과 이어지지 않는가 보군요...

  • profile
    초아™ 2011.03.10 12:51

    후와, 이런 설정은 다 어떻게 하시는지, 대단합니다.

    모티브를 받는건가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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