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의살 - ep1. 나비의 날개바람과 날개를 떨어뜨리는 빗방울.1

by 백조자리 posted May 31,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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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살 EP1. 나비의 날개바람과 날개를 떨어뜨리는 빗방울.

 

 

비가 사흘밤낮으로 내렸다. 비는 그칠 줄 모르고 총탄처럼 하늘을 가로질러 땅위에 충돌했다. 사방으로 물방울이 튀였다. 그리고 그 튀인 물방울 중 하나는 또 튀였다. 그렇게 물방울은 분해되고 분해되었다. 계속해서 분해되는 과정동안 그 물방울들은 크기가 작아지고 작아지며 튀고 또 튀었다. 그 물방울이 마지막으로 튀인 지점은 한 건물이다. 건물 위로 튀어 오른 물방울은 난투가 벌어지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그럼에도 물방울은 눈길한번 주지 않았다. 그 누구도 두 사람을 말리지 않았다. 난투가 한 나무판 위 삼백육십한개의 점에서 벌어지고 있었던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빨리해.”

“젠장, 너는 대륙의 제패자인 나에게도 바둑판 위에서 만큼은 자비가 없네.”

“빨리하기나 해. 제패자가 어쩌니 하지 말고.”

<제패자>의 손이 움직였다. 그의 흑돌이 딱 소리를 내며 놓였다. 그렇지만 <자비 없는 사람>은 그의 백돌을 <제패자>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에 놓았다. 놀라운 기지로 정해진 백돌의 위치로 <자비 없는 사람>이 유리하던 판은 이제 <제패자>가 이길 방법이 없을 만큼 <자비 없는 사람>에게로 기울었다. 엄청난 난투는 완전히 <자비 없는 사람>의 승리로 결정 났다.

“이겼다.”

“또 졌네.”

<제패자>와 <자비 없는 사람>은 그들의 돌을 거뒀다.

“바둑이나 한판 두자는 것이 원래 목적은 아니었지? 지유.”

“상쾌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바둑을 계속 하고 싶지만 어쩔 수 없군. 머리를 복잡하게 하는 이야기 몇 개를 해야겠어.”

<제패자>미수 서라브는 바둑이 훨씬 머리를 복잡하게 한다고 반문하려 했지만 말을 도로 삼켰다. 지유 서라브가 하려는 말은 농담거리가 아닐 것이다.

“일단 옐사브의 황제 처리 문제가 있군. 이것만 생각하면 알 수 없는 거부감이 일어나. 꼭 우리를 놀리려고 시간이 우리에게 짓궂은 장난을 치는 것 같아. 역대 황제들은 모두 민심을 얻은 적이 없지만 이번 황제인 시상제(施常帝)는 유일하게 인심을 얻은 황제거든. 정말 시간의 장난이야. 귀양을 보내거나 죽이자니 민심을 얻었기에 가능했던 우리의 행보가 흔들릴 위험이 있단 말이야. 그렇다고 해서 계속 황제로 살게 하자니 불안해.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우리가 권력을 차지하고 황제는 허수아비로 만드는 것이지만 그 방법이 여의치 않아. 역시 그놈의 민심 때문에.”

미수는 조금 생각했다가 말했다.

“어쩔 수 없군. 시상제는 그냥 황제의 자리에 그대로 앉혀놓도록 할까. 어차피 지금 황제의 실질적인 권력은 없을 것 아니야?”

“젠장, 그렇게 생각하면 마음 편하지. 그런데 내가 누누이 말하는 민심이라는 녀석은 실질적인 힘이 전혀 없는 건 아니거든. 만약 지금 황제가 더욱 더 베풀고 산다고 생각해봐. 그리고 이런 소문을 흘리는 거지 <미수와 지유가 날 암살하려 했다.> 그렇다면 이런 말에 선동되어 암살 같은 일을 생각할 사람이 단지 한두 명일까? 그가 지금 같은 상황으로 전락하기 이전에 어질게 보이는-그래봤자 그가 다른 황제보단 조금 똑똑해서 그렇게 했을 뿐일 거야-황제를 위해 목숨이라도 바칠 광적인 사람들이 적지 않았거든. 그리고 빙화의 유일한 산지가 옐사브란 매우 실질적인 문제까지 있어.”

짧은 침묵이 흘렀다.

“일단 황제 건은 놔둬야겠어. 지금 현재로 황제를 어떻게 할 방법은 없고 무엇보다 빠른 시일 이내에 그런 일을 벌일 수는 없을 테니까.”

“그럼 다음 문제로 넘어갈까?”

“혹시 그 다음 문제라는게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네 명의 침략자에 관련된 이야기는 아니냐?”

“잘 맞췄네. 그래, 이건 앞의 황제 문제 보다 열 배는 급한 문제지. 네 말대로 황제가 빠른 시일 내에 그런 일을 벌일 수는 없지만 그 네 명은 당장 십일 뒷면 우리 대륙에 도착할 거거든.”

미수는 그가 앉아있던 흔들의자에 편하게 기대었다. 대륙의 제패자에겐 지나치게 품위 떨어지는 자세이지만 가족인 지유 앞에서는 상관없었다. 그는 그가 취할 수 있는 가장 편안한 자세에서 조용히 눈을 감고 생각했다.

“흐음……. 일단 중요한건 그들의 목적이 뭐냐는 거지. 그들의 목적을 모르고 그들을 막을 수는 없는 것 아냐?”

“그러니까, 그게 문제야.”

미수는 몸을 약간 떨면서 일어섰다.

“날이 좀 춥네. 사흘 동안 비가 내려서 그런가.”

미수 서라브는 봄이 찾아오고 오랫동안 쓰지 않았던 난로의 불을 켰다. 쟁반처럼 된 넓적한 윗면에서 불이 타올랐다. 그 빛은 우리가 익히 보는 붉은 빛이 아닌 푸른빛의 불이었다. 물론 그들에게는 익숙한 불빛이지만. 미수 서라브는 방의 창고에서 간단히 요기할 음식을 꺼내 난로 속에 넣었다.

지유는 난로를 바라보며 말했다.

“난로 속에서 뭐가 타고 있는지 아는 사람은 그 물건을 넣은 사람과 그 물건이 뭔지 봤던 사람, 그리고 어쩔 수 없는 지경이 되어 열기 속에서 그걸 직접 꺼낸 사람뿐이지.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그걸 직접 꺼낼 때 우리는 집게가 아닌 손으로 꺼내야 한단 말이야.”

지유는 꽤나 상징적으로 돌려 말했다. 그리고 그 내용의 의미를 아는 미수는 실소했다.

“그래, 대부분의 일에 그런 어처구니가 없는 상황이 적용된단 말이지. 일단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조치는 네가 가져온 세 번째 골칫거리를 이용하는 방법일 것 같은데.”

“오오, 두 번째 것을 예측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겠지만 세 번째 것까지 예측하다니. 그래, 내가 가져온 세 번째 골칫거리가 뭐일 것 같아?”

“즈르본가의 후레자식.”

이번에는 지유가 실소했다.

“후레자식이라니. 판단력 좋은 인재지. 여하튼 골칫거리긴 해. 황제의 절대 권력을 수호했던 가문인 즈르본가를 우리는 자유를 향한 혁명의 첫걸음으로써 제거했지. 물론 대부분의 사람은 순종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우리가 그렇게 제의한 것도 사실 즈르본을 칠 명분을 만들기 위해서였지. 그런데 그 가문의 자식 하나가 살아남았고 거기에 우리를 돕겠다는 거야. 짜증나는 경우지. 이 역시나 앞의 황제의 것과 같아. 살려두자니 불안하고 쳐버릴 수도 없는. 그 녀석 똑똑한데다가 무기 사용 역시 대륙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놈이라…….”

미수는 그의 말을 끊으며 말했다.

“잘 알고 있으니까 더 이상 말 안 해도 되. 여하튼 난 그 녀석의 그 우수한 무기 사용을 이용해서 네 명의 침입자를 물리치자는 거야. 군대를 보내면 마법사인가 뭔가 하는 괴상한 이름으로 불리는 기술자가 쉽게 알아차려 버릴 테니까 그 후레자식에게 서너 명의 병사를 붙여서 같이 가게 하자는 말이야.”

“이이제이(以夷制夷)라는 거군. 그렇게 하도록 할까.”

 

 

“루카스, 배에 타고 나서 말수가 부쩍 적어졌네요.”

“후우……. 복잡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 많아서 말 할 시간도 없습니다.”

돛이 펄럭이고 흰 새들이 곳곳에 분포한 작은 섬들 위를 날았다. 새들은 쏟아지다가 잠깐씩 멈추는 비로 인해 날았다 앉았다 하는 것을 반복했다. 배의 이물은 바다의 입을 열었고 입을 벌린 파도는 흰 이를 드러냈다. 주룩주룩 내리는, 그러나 세차지는 않은 비는 그 풍경을 울적한 모습으로 바꾸었다. 그리고 그 울적한 풍경의 중심이 되는 배에서는 두 명의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참, 오늘 추가적인 설명을 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엘리어스는 루카스가 잊고 있었고 자신도 잊고 있었던 하나의 일이 생각났다. 그리고 그걸 상기시켜 줬다.

“제가 그랬습니까? 그랬다면 모두 선실에 모아주기 바랍니다.”

엘리어스는 아예 기억하지 못하는 루카스의 모습에 당황했지만 한 생각에 열중했을 때 다른 것은 쉽게 잊어버리는 그의 특징적 성격을 생각하며 자신의 전우를 부르기 위해 소리쳤다.

“다니엘, 선실로 와라. 랄프, 선실로 와주십시오.”

꽤 커다란 목소리다. 석궁수는 정보 전달은 빨라야 한다는 군대의 기본적 수칙에서 벗어나는 병과가 아니다. 기본적 수칙이기에 대부분의 병사는 엄청난 소음속의 전쟁터에서도 정보 전달을 할 수 있을 만큼의 목소리를 가져야 하고 그 대부분의 병사에 속하는 그가 낼 수 있는 목소리 역시 작지 않았다.

기다란 복도에는 드문드문 횃불이 켜져 있었다. 어두운 선실을 밝히는 횃불의 빛은 비가 내리는 바깥보다도 한껏 더 우울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목재로 된 복도에 촘촘하게 위치한 몇 개의 방들을 지나 엘리어스는 선실로 먼저 들어갔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마자 엘리어스는 자기 침대 위에 털썩 걸터앉은 뒤에 중얼거렸다.

“이제 은퇴하고 좀 평화롭게 사나보다 했더니 또 이런 곳에 끌려서는, 이게 뭐야 도대체.”

“한번 병사는 영원한 병사인거지. 특히 너나 나처럼 훌륭한 병사라면.”

다니엘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엘리어스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난 그다지 훌륭하고 싶지 않다.”

다니엘은 폭소를 터뜨렸다.

“이 자식 보게. 네가 덜 훌륭하고 싶다는 건 내가 별로 달갑잖다는 말 아냐?”

“말이 왜 그렇게 되냐. 물론 덜 훌륭했다면 너하고 다시 만나서 임무를 수행하지도 못했을 테지만 그 말이 그 말이 되는 건 아니라고 본다.”

“그렇게 달갑잖다면 그때 그런 해괴한 기록을 내지 말던가. 백발백중의 사수, 거기에 마법 볼트를 이용한 사격까지 원활하게 할 수 있는 군단 최고의 사수였잖아.”

“새삼스럽게 옛 이야기 꺼내지마. 마법 볼트 사격이란 것 실제로 해보면 별거 아냐.”

다니엘은 그의 도끼로 땅을 강하게 내려쳤다. 손잡이 부분으로 내려쳤긴 했지만 무게가 무게다 보니 듣기 거슬릴 정도로 큰 소리가 났다.

“흠, 내 자랑도 좀 하려고 했는데 말이야.”

“네 자화자찬은 시작하면 끝이 없으니 그걸 끊으려고 일부러 한 말이야.”

“뭐야?”

몇 마디 더 오가는 동안 랄프 클라인과 루카스도 방안으로 들어왔다. 랄프의 손 위에는 자그마한 십사면체 월명석 주사위가 떠있었다. 월명석은 월명석만이 가질 수 있는 순수한 은빛을 내었다. 아니, 은빛이라 표현할 수 있는 빛이 아니었다. 차갑고 싸늘했다. 저 하늘 위에서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는 절대자의 냉정한 눈빛이 저런 빛일 거라고 생각하게 되는 빛이다. 그리고 그 보석은 월명석이 가장 아름다운 빛을 내는 형태인 십사면체 모양으로 깎여 한층 더 아름답고 싸늘한 빛을 냈다.

랄프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의 눈과 미소는 월명석의 싸늘함을 닮았다. 그의 새로운 보석인 월명석과 그는 아주 잘 어울렸다.

“두 분 사이가 좋으시군요.”

“사이가 너무 좋아서 탈이네요.”

“그러게 말이다.”

엘리어스는 정말 자신의 전우인 다니엘과 티격태격하게 될까봐 이야기의 주제를 돌렸다.

“이번 임무에 참가하는 대가로 받은 것이 그 월명석입니까? 이런 임무의 보상 치고는 지나치게 큰 것 같은데요.”

랄프는 그의 월명석을 바라봤다. 허공에 둥둥 뜬 월명석은 눈이 부실 만큼 빛났다.

“마법사들은 다 이기적이라서 자기 목숨 날아갈 위험이 있는 일이라면 무조건 거절하고 봅니다. 그래서 이렇게 귀한 것을 주고라도 끌어들여야 하는 것이죠."

“그렇게 비싼 대가를 주면서 이번 임무에 마법사를 끌어들일 필요까진 없어 보이는데 말입니다.”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있던 루카스가 입을 열었다.

“오늘 할 추가적인 설명과 관련이 있습니다. 우리의 작전에서 마법사는 꼭 필요합니다.”

“어째서입니까?”

“그건 차차 설명을 들으면 알게 되시겠죠. 오늘 설명하기로 한 것을 설명하겠습니다.”

랄프와 다니엘, 엘리어스 모두 입을 다물었다.

“우선, 우리가 신대륙으로 향하는 것은 이미 발견되었다는 사실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엘리어스와 다니엘이 크게 놀란 표정을 지었다. 엘리어스가 여전히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우리의 최우선 목표는 적과 조우하지 않는 것 아니었습니까? 그리고 어떻게 이미 발각되었음을 확신하십니까?”

“빙화(氷花)를 원동력으로 한 그들의 기술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을 수준입니다. 그 기술력은 침략을 발견하는 일에도 쓰입니다. 그들의 탐사 장치가 우리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전재 하에 임무를 수행하는 것은 지나치게 위험합니다.”

루카스는 생각들을 한 곳에 정리했다. 춤추는 몇 개의 정보들 중 몇 가지를 골라내어서 꼭 설명의 줘야 하는 말들을 추려냈다.

“우리의 최우선 목표는 적과 조우하지 않는 것으로써 우리가 발각되었다 하여 그 최우선 과제가 변경되는 것은 아닙니다. 적과의 조우를 피하는 방법은 디텍트 마법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클라인씨의 마법사 단계와 월명석의 조합이라면 일곱 여덟 명 이상의 군사는 충분히 감지할 수 있습니다.”

다니엘은 손뼉을 탁 쳤다.

“그래서 마법사가 필요하다는 겁니까?”“내 질문이었던 것 같은데 다니엘.”

“조용히 해. 그게 뭐 중요하냐.”

루카스는 가지런히 손을 모우고 턱밑에 가져다 댔다. 그의 눈은 선실의 밋밋한 나무 벽을 응시하는 듯 보이지만 그의 흔들리는 눈동자는 수십 가지의 생각을 응시하고 있다는 것을 세 명 모두 알고 있었다.

“무엇을 그리 생각하고 계십니까?”

“아실 것 없습니다.”

루카스는 다시 입을 열어서 설명해 나갔다.

“일단 일체의 소음을 내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디텍트 마법은 일곱 여덟 이상의 적은 감지할 수 있지만 소수의 적은 감지할 수 없습니다. 일단 신대륙 안으로 들어가고 나면 감시 장치의 범위에서 벗어납니다. 그렇기 때문의 우리의 위치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우리의 흔적을 보는 방법뿐입니다. 비가 오니 발자국이 남겠지만 발자국은 마법을 이용하면 간단히 제거할 수 있습니다. 연기는 피우지 않을 것이고 그 외에 흔적을 남길만한 것들 역시 모두 지울 수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소리입니다. 최대한 발걸음을 조심스럽게 하셔서 썩은 나무같이 큰 소리가 나는 것을 결코 밟지 마셔야 하며 말하는 것도 자제하시기 바랍니다.”

그는 잠깐 목을 가다듬고 다시 말했다.

“둘째로 그 어떤 급박한 상황에서라도 흩어져서는 안됩니다. 신대륙에서 우리가 의지할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어떤 상황이더라도 일단 흩어지면 각개 죽음을 맞이하는 상황을 면할 수 없습니다. 또한 우리의 작전 목표까지 이미 들켜버린 상태에서 흩어지게 된다면 우리의 것과 같은 작전은 더 이상 일어날 수가 없습니다. 빙화가 나는 주산지인 옐사브에 병력을 집중시킬 것입니다.”

엘리어스와 다니엘은 모두 루카스가 갑자기 쏟아낸 두 가지 설명이 짧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설명되었기에 완전히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러나 엘리어스의 입에서 나온 질문은 완전히 다른 질문이었다. 하지만 엘리어스가 간절히 답을 원하던 질문이기도 했다.

“신대륙에 대해서 정말 많이 알고 계십니다. 장군님, 어떻게 그렇게 잘 아시는 것입니까?”

“신대륙을 우연히, 처음 발견한 사람이 나입니다. 원래는 무인도로 기록된 섬이지만 그곳에 사람이, 그것도 완벽한 문화를 갖춘 사람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아차린 사람이 저이며 그곳에 처음 발을 딛고 처음 그곳을 경험한 사람이 저입니다.”

엘리어스는 그것이 충분한 설명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처음 발을 디디고 조금 조사해 봤다고 해서 그런 것까지 알 수 있는가?

루카스는 기다려 주지 않고 말을 이었다.

“마지막 당부입니다. 만약 우리중 한명이 죽거든 후퇴합니다. 한명이 빠진 상태에서 무리하게 작전을 진행할 수는 없습니다. 제가 죽거든 클라인 씨가 안내를 해서 후퇴하게 할 것입니다. 클라인씨는 설명이 끝난 뒤에 선실에 남아 주시기 바랍니다. 혹시 다른 질문이 있으신분 계십니까?”

엘리어스와 다니엘, 클라인 셋 모두 조용했다. 엘리어스와 다니엘은 복도로 나갔고 클라인만이 남아서 루카스와 이야기했다. 중간에 둘의 언성이 조금 높아지는 것을 엿들을 수 있었다. 밖으로 나온 둘 모두 그 말을 들었다.

<자신의 죽음을 그렇게 쉽게 가정하지 마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