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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SF

#55


한없이 길고 긴 복도를 건넌 뒤, 30초동안 계단을 내려와서야 당신들은 벙커의 중심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중심부엔 거대한 동상을 기준으로 원형의 복도가 배치되어 있었는데, 당신들은 그 복도에서도 3층에 위치해 있었다.


"이거 말도 안나오게 잘 지어놨군."


"정말... 그러게요."


당신들은 1층까지 내려간 뒤 동상을 바라본다.


-영도자 H-


"뭔 단어지 이건... 분명 우리가 쓰는 말이긴 하지만 뜻을 모르겠는데."


"흠. 지도자 같은 뜻 아닐까요?"


"지도자? 얼추 맞는 것 같기도 하고. 하긴, 그 정도 되는 사람이 아니면 이런 동상 세우기 힘들지."


"거기, 누굽니까!"


"우왁!"


아무도 없어야 할 벙커에 한 남자가 나타났다! 당신은 기겁해서 주저앉아버렸다. 홍석규가 권총을 겨눈다.


"...누구세요?"


"오 이런... 죄송합니다. 외부인은 처음이라서요."


남자는 쓰고 있던 복면을 벗으며 말했다. 홍석규는 긴장을 놓지 않은채로 총을 집어넣었다.


"반갑습니다. 전 윤정태라고 합니다. 해치지 않을테니 제발 그 총좀 내려주십시오."


당신은 윤정태의 손을 잡고 일어난다. 그의 손은 따듯하다.


"좋아. 하지만 지켜보겠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저, 그런데 한가지만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말씀하세요. 아는 한도 내에서 다 말해줄테니까."


"지금이 몇년 몇월 몇일이죠?"


당신들은 골똘히 생각하다가 말한다.


"서력이요? 아니면 시장력?"


"서력이 좋겠습니다만,"


"2720년 4월 8일이에요."


"그렇군요... 벌써 여기 고립된지도 605년이란 말인가."


"우와, 혼자서 605년이나 사셨어요?"


당신은 놀라고 있었다.


"아뇨, 전 혼자가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이 더 있습니다. 이쪽으로 오시죠."


당신들은 조심스레 그를 쫓아가보기로 한다.



#56


"여러분! 외부인이 왔습니다."


"외부인?"


"정말로 외부인이야?"


"피부색 좀 봐!"


벙커의 깊숙한 곳에 들어오고, 윤정태가 당신들을 소개한다. 헝겊을 두른 다른 사람들이 당신들을 희한한 눈빛으로 쳐다본다.


"뭘 그렇게 뚫어져라 보시나요?"


"우리도 너희 같았던 시절이 있었던 게 부러워서 그래."


사람들은 전부 젊은 얼굴이었지만, 피부가 모두 보라색으로 물들어 있다. 모두가 하나같이 침울해진 인상이다.


"지상은 지금 어떻습니까? 지금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이신걸 보니 별 문제가 없는 것 같군요!"


"별 문제는 없지만서도... 하늘에서 이상한 물이 떨어져요."


"비 말씀이십니까? 아직도 산성비가 흘러넘치다니..."


"비라고요?"


"예. 설마, 비라는 개념을 모르시나요? 하늘에서 물줄기가 막 쏟아지는 현상 말입니다. 그게 비입니다."


"그렇구나..."


"그나저냐 여기... 화장실이 어디요?"


"저쪽입니다."


홍석규가 급히 화장실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당신은 사람들에게 지상 얘기를 더 해줘야 하는 것 같다.


"우리가 살던 마을은 다 어떻게 됬어?"


"서울 말고 다른 도시들은 없는데요."


"연구소는 아직 무너지지 않고 잘 버티고 있는가?"


"예, 엄청. 우리가 여기 온 것도 연구소 때문인걸요 뭐."


"지금 너희들이 사는 문명은 어떻지?"


"태어나면 정부가 알아서 일자리에 집까지 다 해줌."


"대단하다~"


"우린 그게 싫어서 이렇게 돌아다니고 있는 것 뿐이고요. 뭐, 이렇게 탈주라도 하게 되면 완전히 버려지는거지만."


"은근히 잔인하네."


"그보다 지금 포스 필드 파괴기라는 걸 찾고 있는데요. 어디 있는지 아세요?"


사람들은 묵묵무답이었다. 윤정태가 당신을 끌고 방에서 나간다.


"저분들은 파괴기에 대해서 모르십니다. 파괴기가 필요하시다면 제가 가져오도록 하죠. 단 조건이 있습니다."


"뭔데요."


그는 잠깐동안 조용하더니, 이내 말을 계속했다.


"저희가 빛을 못본지도 600년이 지났습니다. 저희들을 지상으로 안내해 주셨으면 합니다."


"지상이요? 저 문을 건너가면 바로 지상인데요?"


"헐, 정말요?"


당신이 고개를 끄덕이자마자 그는 냅다 파괴기를 들고 달려와 당신에게 건네준뒤, 말도 없이 지상으로 올라가버렸다.


"대박이다."


아무튼 당신은 파괴기를 획득했다! 그리고 당신의 뒤에서 수군대는 소리가 들려온다. 문이 열려 있었다.


"정태 갔나봐."


"어디로?"


"지상으로."


"이제 리더가 없으니 마음대로 해도 되나?"


"그렇겠지."


"사람 고기 먹고 싶다."


"나도."


"나도."


"나도."


"저기 저거 먹자."


"그래."


"그래."


"그래."


당신의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진다, 당신도 깨닫지 못한 사이 당신은 양손과 양발을 포박당했다.


"뭐하는 짓이야 너희들!"


"미안, 리더가 없을 때 빨리 처리해야돼."


"아야! 아프잖아!"


한 명이 당신의 살갗을 깨물었다. 당신은 저항해보지만 아무래도 불가능 할 것 같다.


"변비인 것 같아서 기분이 안좋았는데, 너희들이 좀 더 복돋우는구나."


총성 네 발로 네 명의 사람이 쓰러진다. 당신은 포박에서 풀려났다. 홍석규의 탄환이 7발 남았다.


"우우, 아프다. 하지만 우리는 불로불사불멸의 존재."


"절대 죽지 않는다."


총에 맞은 남자들은 다시 일어서려 하지만 아무래도 느리다. 당신들은 재빨리 파괴기를 들고 도망치기로 한다.


"이제 너도 우리랑 똑같아. 우리랑 똑같다고! 이건 저주야아아아아아....."



#57


"헉, 헉. 괜찮니?"


"네, 근데 조금 상처가 났어요."


당신은 오른쪽 팔목을 살펴본다. 이빨에 찍혀서 약간의 피가 새고 있다.


"윤정태 당신!"


윤정태는 파란 하늘을 맨눈으로 쳐다보고 있다.


"끄어어어어어.....으어어......."


"이봐 당신, 괜찮은거야?"


홍석규가 윤정태에게 말한다.


"세상이 나를 거부하고 있어..... 역시 전 벙커에서 계속 살았어야했나 봅니다...."


윤정태의 눈이 쪼그라들기 시작한다. 그는 눈 뜬 장인이 되고 있었다. 그의 보라색 피부가 검게 물들더니, 이내 바짝 타들어갔다.


"제 주머니에 있는 것을 유용하....게......."


말을 끝내기도 전에 그의 입술이 부숴져버렸다.


"이으어으어어어-"


"이봐, 정신차려! 이봐!"


마침내 그는 가루가 되어버리고, 낡은 천만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을 뿐이었다. 당신은 주머니에서 매직 웨폰을 획득했다. 이 물질은 당신이 생각하는대로 완벽하게 변신한다. 세밀한 부분 하나하나까지 말이다. 하지만 탄환을 담은 총 같은 것은 불가능하다. 매직 웨폰은 오직 한가지의 상태로만 존재해야 하며, 절대로 어느 부위가 떨어져나가서는 안된다.


"소름이 돋는군."


"...돌아가요 슬슬."


"어떻게 돌아가려고? 이젠 기름도 없잖아."


당신들은 연구소 근처에 이동수단이 없을 지 골똘히 생각해본다. 그 결과, 건물 뒷마당에 있는 야구장에서 거대한 천과 바구니를 발견하게 되었다.


"이건 뭐죠?"


"열기구잖아... 방향 전환까지 하라고 선풍기까지 달려있네? 한 번 작동시킬 방법을 찾아봐."


바구니의 옆엔 35L 기름통이 세 개나 있다. 하나는 비워있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여기에 오면서 쓴 것 같다.


"이걸 당겨서 쓰는 것 같은데요?"


당신은 바구니 위에서 버너를 발견했다. 당신은 버너를 작동시켰다. 버너에 불이 붙으면서 생기는 연기가 천 안으로 들어간다. 30분 정도 지나자 천은 엄청난 크기의 풍선으로 변신했다. 당신들은 트렁크에서 인스턴트 라면 10개와 알루미늄 냄비, 간이 버너, 생수통, 포스 필드 파괴기을 바구니에 담고 그곳에 당신들도 탑승했다.


줄을 풀자 무서운 기세로 열기구가 하늘을 향해 올라간다. 열기구 안에는 용도를 모르는 배낭도 두 개 들어있다. 당신들은 선풍기를 작동시켜 서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대로 서울까지 가버리자. 여행은 끝이다."


"가서 죽던 살던 한 번 해보자구요. 이제 볼장 다 봤으니까."



#58


"이거 겁나게 느리네."


타고나서 10분도 지나지 않아 터진 홍석규의 불평이었다. 당신은 정체모를 배낭을 들어본다. 배낭의 어깨끈에 뭔가 줄 같은 게 달려있다.


-패러글라이더-

-열기구가 터졌을 시에만 사용하시오-


"뭐야 이게..."


당신은 열기구 밖을 내다보았다. 얼마나 높이 올라왔는지, 바로 위에 구름이 있었다.


"엔진을 끄자. 더 올라가면 위험할 것 같아."


홍석규가 버너를 끄자, 열기구엔 선풍기 돌아가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는다.


"서울에 가서, 뭐 하실 거에요?"


"일단 와이프 얼굴부터 보고, 바로 시장청에 가는거지. 난 총도 있고... 죽어도 여한이 없는, 버려진 몸이니까."


"시장을 죽이고도 살아나시면요?"


"혁명을 일으켜야지. 이제 엄마같은 나라는 없다! 이런 식으로."


"혁명을 왜 하세요?"


"이 사회가 싫으니까 하지."


"사람들이 과연 동조해줄까요?"


"넌 지금 사람들이 동조해주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지?"


"....네?"


"적어도 40세 이전의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그 이후의 중년들은 전부 동의해 줄거라고 생각해."


"왜요?"


"지겹거든. 도시는."


"흠, 그나저나 신기하지 않으세요?"


"뭐가?"


"도시에서 도시 밖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곳이잖아요. 막, 방사능이 가득해서 나가기만 하면 바로 외부 피폭으로 사망해버린다고, 그래서 나가려고 시도조차 못했는데, 갑작스레 이렇게 밖으로 나와버렸더니 별 거 아닌거에요."


"그건... 그러네. 우린 아직도 건강해. 하지만 비는 무서워."


"그런가요?"


"닿기만 하면 모두 증발해버리잖아. 얼마나 무서워 그게."


당신은 쪼갠다.


"왜 웃어?"


"아저씨같은 사람도 무서워하는 게 있으시네요."


"나도 사람이야..."


열기구 밖은 흰색과 녹색, 갈색의 조화로 이루어져 있다. 흰색은 흰색의 알 수 없는 숲이 있는 곳이고, 녹색은 이상하리만치 건강한 곳이며, 갈색은 심하게 오염된 곳이다. 당신과 당신의 아저씨는 이상하게도 알고 있다고 생각하며, 느낀다.


"구해줘서 고마워요. 아까."


"넌 소중하니까, 그 정도는 당연해."


"예? 읍!"


당신은 기습키스를 당한다.


"켁 켁! 아저씨는 딸한테 키스하나요?"


"응. 우리 집 관습이야. 사랑한다는 뜻이지."


"헐... 우리 나이차가 20살도 더 넘는데..."


"그 사랑말고 멍청아."


홍석규가 빙그레 웃는다. 그런 그가 당신은 싫지 않다.



#59


당신들은 이틀만에 구리시 연구소에 도착했다. 하루면 갈 수 있었는데, 줄이 산성 구름에 의해 잘려버린것이다. 급한대로 배낭을 메고 있던 당신들은 배낭끈에 달렸던 줄을 당겨 낙하산을 펼친 뒤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었다.


"이건 도대체...."


흰색의 세계수가 구름을 뚫을 기세로 자라나 있었다. 높이만 200M는 넘어 보인다. 근처에 '구리시 연구소'라고 적힌 낡은 팻말이 없었더라면 여기가 연구소일 줄은 상상도 못했으리라.


"신경쓰지 말죠. 중요한 건 저기니까."


당신은 서울을 가리키며 말한다.


"서류에 따르면, 서울의 중심에 포스 필드가 설치되어 있어요. 이 파괴기로 방어막을 맞추기만 하면 포스 필드는 완전히 소멸되는 것 같아요."


"그렇군."


파괴기는 미사일의 형태를 띄고 있다. 탄 중앙에 위치한 버튼을 누르면 자체 엔진이 작동하며 직선으로 날아가 폭발하는 기능이라는 게 미사일에 그려져 있다.


"제가 해도 되겠죠?"


당신은 미사일에 달린 버튼을 누르고 서울을 향해 발사시킨다. 파괴기가 날아가며 엔진과 부속탄이 떨어져 나간다. 핵심부가 포스 필드에 닿자마자, 엄청난 파장이 원형으로 퍼져나가고 당신들은 엉덩방아를 찧고 만다.


"워허, 대단하잖아 저거!"


포스 필드가 불투명해지더니, 탄산음료에서나 날법한 소리와 함게 서서히 증발했다.


"들어가죠."


당신들은 서울로 다시 입장했다.



#60


"우리집은 여기서 정 반대쪽에 있지. 완전히 서쪽이거든."


당신들은 택시를 잡아 도시 서부의 '생활지구'로 향했다. 도시는 서쪽과 북쪽이 완전히 생활지구이며, 정중앙이 기업지구, 동쪽이 상업지구, H-A-N강 남쪽이 공업지구인 구조를 띄고 있었다.


"잠깐, 당신들 아웃로우 아니요?"


"뭔 소리십니까 난데없이."


"아닌가? 거 참 이상허네... 다 왔으니 지갑 내쇼."


"아초!"


홍석규가 택시기사에게 뒷목 공격을 시전했다. 효과는 뛰어났다!


당신들은 택시에서 내린 뒤 재빨리 주거단지로 향했다.


"406동 318호가 우리집이지."


"정말요? 저희집은 406동 319호였는데!"


주거단지에서 406동 건물을 간신히 찾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3층 복도에서 318호를 찾는다. 마침내 홍석규가 노크를 하고, 문 건너편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귀찮아. 당신이 나가봐!"


"알았어."


웬 남자 목소리가 들린다!



#61


"누구슈?"


"나 여기 집사람인데."


"....죽었다고 하지 않았나?"


"마마드! 무슨 일이....헉!"


"뭐야 당신. 이 남자는 누구야?"


당신은 크게 빡친다. 주머니에 있는 권총을 들고 싶어지고, 당신은 이 욕구를 참기가 굉장히 어렵다.


"자, 자기 왔어? 저기 이 사람은 내 친척인데..."


"넌 친척이랑 속옷차림으로 생활하나보지?"


옆에 있는 카나코가 말한다.


"아저씨, 총은 꺼내지 마세요."


"자기야, 그 애는 누구야? 자기도 바람난거였으면서!"


"뭐? 자기도라고 했어 방금?"


결국 당신은 이성을 잃고 만다. 탄환이 5발 남는다.


"너무 속단하신 거 아니에요? 거의 20년을 같이 사셨잖아요!"


"20년동안 나와 함께 있었더라면 나도 이렇게까지 하진 않았을거야."


당신은 카나코와 함께 시체를 건물 밖으로 던져버린뒤, 편한 마음으로 목욕을 한다. 이젠 뭐가 어떻게 되든 놀랍지도 않고 긴장되지도 않는다. 당신은 살인을 수도 없이 했고, 익숙해졌을 뿐이다.



#外2


당신은 김시후다. 23살에 홍석규와 눈이 맞아 결혼했다.


하지만 세상에 멋진 남자가 넘쳐난다. 더 이상 그와는 함께하기가 어렵다.


"자기야, 이번 주말에 애 데리고 놀이공원이라도 가지 않을래? 유원지도 좋고!"


"아니, 나 주말에도 일이 있어. 미안. 공원은 걔랑만 가. 시간되면 나도 갈게."


"미안, 일 못 도와줘서."


"아니야, 미안해 하지마. 어려운 일 하는 것도 아니잖아?"


당신은 주말에 일이 없다. 있다고 해도 한 시간이면 바로 끝날 것이다. 당신의 주된 목적은 새로 사귄 남자 마마드와의 데이트였다.


"미안 시후야. 나 다른 여자가 있어."


당신이 카페에서 받은 말은 충격적이었다.


"그럼 그 여자가 죽으면 나만 바라볼거야?"


"그런 말 하지마! 하지만 죽으면 나을지도...?"


당신은 계획을 짜기로 한다.


"이름이 이나랬지. 죽었어 그 년은."



#62


"좀 쉬자. 너도 옷좀 갈아입어."


"그건 상관 없는데요... 일단 전 제 집부터 가봐야겠어요."


당신은 복도로 나와 319호로 들어가려하지만, 문이 잠겨있어서 포기하고 돌아온다.


"그래서, 있던?"


"없던. 샤워할꺼니까 훔쳐보면 죽어요."


"체,"


당신은 샤워실에서 옷을 벗고, 목욕을 시작한다.


목욕이 끝나자 날이 어두워진다.


"신기하네요."


"뭐가?"


"사람들 말이에요. 우리가 돌아왔는데도 아무런 반응이 없고, 포스 필드가 깨져도 평범하잖아요?"


그 때 스피커에서 음성이 들려온다.


[ 카나코, 홍석규, 너희들 정말 뒤졌어 으아악!! ]


당신들은 마구 웃는다. 시장의 분노한 목소리다.


"자, 아침이 되면 달리는거다."



#63


시장관. 서울의 최중심부에 위치한 곳으로, 이곳에 포스 필드 발생기가 있다. 지금은 파괴기에 의해 작동이 안되지만.


당신들은 새벽부터 쏜살같이 출발했기 때문에, 지금은 시장관의 2층에 와있었다. 정문을 지키는 문지기 두 명을 처리하는 바람에 현재 탄환이 3발밖에 없다. 멍청하게도 시장이 스피커를 통해 자기가 2층에 있다는 것을 말해줘버렸기 때문에, 당신들은 쉽게 시장을 처리할 수 있을 것 같다.


마침내 당신들은 시장실의 문을 벅차고 들어간다.


"카나코, 홍석규. 내 인생의 블랙리스트들. 홍석규 넌 아니지만 말야."


"뭐야, 나한테도 불만이 있었어?"


당신은 황당해한다.


"한나래와 에이미를 시켜서 널 죽이려고 했는데... 이 장애물 같은 것. 홍석규 넌 그 때를 이용해서 잠깐 묶어놓을 생각이었다. 연구소에 가니 세 여자의 시체만 있고, 넌 자멸하리라 생각했지. 마지막에 에이미가 명령을 어기지만 않았어도 이런 일은 없었을거야."


"본론이나 말해."


"미안하지만 난 여기서 죽을 생각이 없다. 카나코, 네가 내 딸이라는 건 알고 있나?"


"뭐?! 뭔 헛소리야?"


당신은 약간 당황했지만 금세 제정신을 찾았다. 홍석규가 점잖게 시장을 조준한다.


"죽을 시간이다 시장. 널 죽이고 선택의 자유를 얻을 것이다."


"지금 날 죽이면 막장드라마에서나 볼법한 출생의 비밀을 놓치게 될텐데?"


"...뭐?"


"넌 상관 없겠지만, 네 옆에 있는 고얀 년이 문제가 된단 말이다. 하지만 내가 말을 시작하면, 내 저격팀에 의해서 넌 죽게 되겠지. 빨리 선택해라 홍석규."


"난 상관없어요 아저씨. 빨리 시장을 죽여요!"


홍석규는 총을 내려놓았다.


"어디 한 번 말해봐."


"그럼 미리 말해주도록 하지. 잘 가라 홍석규."


창문을 깨며 탄환이 홍석규의 몸에 박혀버린다. 홍석규가 말없이 쓰러진다.


"아, 아저씨! 정신 좀 차려봐요! 꺅! 이거 놔!"


시장이 당신의 머리채를 붙잡으며 말한다.


"넌 잠자코 내가 하는 말이나 들어."


당신은 타일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진다. 다시 머리채를 붙잡히고, 싸대기만 수십 번 맞는다. 당신의 눈에 눈물이 고인다.


"후, 포스 필드 때문에 안 그래도 화가 났는데, 그나마 한결 낫군."


한 번 더 내동댕이쳐진 당신은 시장을 바라본다. 시장의 눈이 노여움으로 물들어있다.


"너만 보면 화가 나니, 빨리 설명해주도록 하지. 18년 전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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