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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게임

이런 아힝흥행

모르고 3편을 지워버려서 슬럼프를 갖다가 아예 새로 씁니다


---


"뭐야..."


-접속을 종료합니다. 5초 뒤 슬롯이 열립니다.-


눈을 떠보니 예전의 그 암실이었다. 가상세계에서 6년 후로 가는 머신이 아니었던 것인가?


아무튼, 난 뭔가 이상함을 느끼고 암실을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암실을 나오자마자 민호가 기다렸다는듯이 날 맞이했다.


"여, 어른랜드는 어땠냐?"


"의문 투성이의 게임이야. 뭐가 뭔지 모르겠던데."


"그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말을 하고 또 게임을 시작했다가 정신병자가 되어서 돌아온다지."


난 민호의 말을 멍하니 듣고 있다가, 갑자기 뭔가가 생각나 내 방에 있는 컴퓨터를 틀었다.


"뭐야? 깨자마자 또 컴퓨터냐?"


"아니, 그런게 아냐. 확인해볼게 있어서 그래."


난 인터넷을 열고, 검색창에 '김예진의 초보자도 쉽게 할 수 있는 요리학원'을 검색했다. 다행히도 지도에 위치가 출력됬지만, 중요한 건 이미 망해버린 학원의 위치가 아니었다. 그 근처에 있는 PC방을 다시 검색해야했다.


"최근에 이벤트를 개최한 PC방을 찾아야돼. 아마 이 두 개중에 하나인 것 같은데, 좀 도와줘."


내가 부탁하자, 민호는 흔쾌히 수락해주었다. 우린 대충 옷을 갖춰입고 김예진이 경영하던 학원으로 향했다.


...


......


"이야. 노원구... 오랜만인데."


"이 근처에 PC방은 세 곳이야. 넌 일단 바바리안 PC방으로 가봐. 난 잉돋 PC방으로 가볼테니까."


"워째 변태적인 이름이군. 뭐 소식이라도 있으면 연락해."


우린 그 말을 끝으로 학원에서 잠시 헤어졌다. 난 근처에 있을법한 잉돋 PC방을 찾아 헤맸다.


예상외로 잉돋 PC방은 찾기가 약간 어려웠으나 가까운 곳에 있었다. 간판도 안달고 지하에서 경영하는 PC방이라니!


아무튼, 난 PC방 안에 들어가보기로 했다. PC방 안은 와우저와 린저씨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어서오십시오~ 잉돋 PC방입니다."


"아, 여기가 카운터구나."


난 카운터로 보이는 곳에 다가갔다. 주근깨 가득한 찌질이의 얼굴이 큼지막하게 조각되어 있어서 상당히 기분나빴다.


"뭣 좀 여쭤볼게 있는데요."


"네, 말씀만 하세요."


"여기서 며칠전에 이벤트 같은 걸 하지 않았나요? 오토나소프트에서 테스트를 할 수 있는 이벤트였는데."


"아! 그거 말씀이시군요."


"오토나소프트가 어딘지 아시나요?"


내가 서서히 본론을 꺼내자, 종업원은 당황한 듯 고개를 뒤로 빼며 말했다.


"아, 아뇨. 사장님이라면 아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지금 사장님이 외출중이셔서요..."


"흠, 그렇단 말이죠. 그럼 여기서 기다릴게요. 중요한 일이니까 빨리 오라고 전해주세요."


난 카운터 근처에 비치된 벤치에 앉은 뒤 민호에게 전화를 걸었다. 잠시 후 민호가 오고, 사장으로 보이는 남자도 아주 강력한 몸놀림으로 등장했다.


...


......


"오토나 소프트에서 기묘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어요. 그걸 막기 위해서 협조좀 해주시지 않겠습니까."


"흠, 위치야 알려드릴 수 있긴 합니다만... 그래도 가지 않으시는 편이 좋을 것 같은데요."


사장은 그런 말을 하면서도 종업원이 주는 종이에다가 어지간한 약도를 그려냈다.


"좀 비밀이 많은 기업입니다. 아무쪼록 조심하십시오."


"아뇨, 협조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우린 그대로 PC방을 나왔고, 약도에 위치된대로 광진구를 가기로 했다.


"아, 슬슬 점심 때 아니냐? 배고파 죽겠다야."


"그런가... 그럼 근처 식당이라도 가자."


일단은 점심이 중요했다.


...


......


광진구에 도착하니 시간이 많이 흘러있었다. 우린 오토나 소프트가 위치한 자양동의 한 주택으로 향했다.


"분명 기업인데 크기는 주택이네."


민호가 옆에서 중얼거렸다. 나도 그 말에 수긍할 수 밖에 없었다. 우린 가정주택만한 기업으로 향했다.


기업 대문엔 '대인Soft'라는 문패가 걸려 있었고, 우린 문패 밑에 달린 벨을 눌렀다. 벨조차도 주택의 그것과 똑같았다.


[네, 누구세요?]


"오토나 소프트에 여쭐게 있어서 왔는데요."


[무슨 일이시죠?]


"김예진이라는 사람을 찾고 있습니다."


내가 말하자, 말없이 대문이 열렸다. 우린 그곳을 통해 주택으로 들어갔다.


"어서오십시오. 당신이 찾는 김예진씨는 저기 있습니다."


우린 직원을 따라 어떤 방으로 들어가야했다. 암실이었다.


"예진씨는 아직 테스트 중이십니다."


아직도 테스트를 한단 말인가.


"이제 슬슬 중지하시죠. 테스트는 충분히 한 것 같은데."


"그게 문제가 있습니다만..."


직원은 난처해보이는 기색이었다.


"바이러스라도 있는건가요?"


"...네. 그래서 현재 강제 로그아웃도 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몇 번은 강제로 해본적이 있었는데, 대부분이 미치거나 알 수 없는 공포에 휩싸이는 것 같아서..."


"이런 황당한 경우가 있나..."


"민형아, 네가 로그아웃한 경로도 좀 이상했어."


"뭐라고?"


민호는 암실 밖에 위치한 컴퓨터로 다가가더니, 검은 색의 도스창을 띄웠다. 도스창엔 10초에 한 번 꼴로 무슨 문장들이 나오고 있었다.


-Kim Ye Jin Can't Log out-

-unknown virus occurred-


"맞아. 이거구만. 민형이 너도 이거랑 똑같은 에러메시지가 나왔었지."


"어떻게 로그아웃한건데?"


"내가 한 게 아니야. 갑자기 백신이 뜨면서 데이터가 리스토어됬어. 그리고 재시작을 위해서 강제종료 되던데."


"...첩첩산중이로군."


난 한숨을 쉬고는 암실로 들어갔다.


"여기 듀얼슬롯 지원하나요?"


"네? 아, 네. 기본적으로 멀티슬롯을 지원합니다."


"어쩌려고 그래 이민형!"


"아무래도 방법은 하나밖에 없잖아? 그 도스창이나 잘 보고 있어."


난 슬롯으로 들어간 뒤 접속을 기다렸다. 그 때 민호가 슬롯 앞까지 다가와서 말했다.


"그래, 어차피 이 방법밖에 없을 것 같더라. 일단 알려진 유일한 백신이 너니까, 한 번 더 백신을 띄워봐."


"어엉."


"그리고 부탁이니까, 제정신으로 돌아와라."


그는 좀 신중하게 말한 것 같았지만, 난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잠시 후 전광판이 나타났고, 난 접속을 기다렸다.


-어른랜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大人ランドへようこそ.-

-Welcome to the adults Land.-

-欢迎来到成人土地.-


...


-당신의 국적과 나이, 성별, 기타 세부사항을 확인합니다. 세부사항에는 당신의 체력, 정신력, 기타 장애, 신체 개조 경력이 포함됩니다.-


...


-이민형 : 한국, 27세, 남성, 정상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어른랜드로 접속을 시도합니다.-


...


-Who Are You-


잠깐, 이것은...


-타겟 변경, 제거 대상을 이민형으로 지정합니다.-


...


......


어느 정도 봉긋해진 가슴, 그리고 이상하리만치 짧아진 교복치마는 내가 중학교 1학년 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어디보자. 여기가 그러니까..."


난 접속하자마자 내가 있는 곳을 알기에 급급했다.


-현.. 당... ...벨은 1...입..다.-


전광판이 떠올랐지만 정상은 아니었다. 여러가지를 확인해보는 동안, 전광판이 한 번 더 떠올랐다.


-어른..드... ...이 ...장 행....고 느...의 세....... ....로 ..여금 세....를 즐.... 있.... .....니다.-


하늘색이었던 전광판의 색깔도 붉게 물들어져 있었고, 오밤중인데도 불구하고 사창가엔 사람들의 소리가 안들렸다.


"뭔가 이상하긴 이상하네."


난 집을 나와 비밀 아지트로 향했다. 비밀 아지트까지 가는 데엔 별로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지만, 문제는 아지트 내부에 있었다.


"뭐, 뭐야 이게..."


경악을 금치 못할 정도로 심하게 피폐해진 아지트는 더 이상 사람이 살 수 있을 것 같지 않아보였다. 복도 바닥엔 붉은 스프레이로 '파워'라는 낙서가 되어 있었고, 탈의실과 거실에 달린 문짝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질 않았다. 화장실 변기는 부숴진 지 오래였고, 탈의실 내부는 검게 그을은 흔적이 다분했다. 그와중에 '2001년'이라는 팻말이 보였는데, 상당히 흉측해서 고개를 돌릴 수 밖에 없었다.


난 연구실로 들어가 머신이 살아있을지 확인했다. 아쉽게도 머신은 완전히 녹이 슬어서 작동할 것 같지가 않았고, 무엇보다도 문제가 있는 건 두개골 하나가 바닥을 구르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완전히 헤진 옷 안에 들어있는 카드를 보고 나서야 난 이 해골이 유상혁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건 뭔가 엄청난 일들이 있었다는 걸 말해주었다. 내가 없었던 몇 시간 동안 여기 어른랜드에선 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는 말인가.


숙소에 달린 낡아빠진 리더기가 카드를 읽길 바라며, 난 유상혁의 카드를 긁고 문을 열어보았다. 다행히도 리더기가 동작했지만, 내가 숙소의 문을 열자마자 벽에서 떨어져 부서지고 말았다.


유상혁의 방은 아주 단순했다. 침대와 약간의 서류가 전부였다. 하지만, 누가 이 방을 다녀갔다는 듯이, 벽 부분엔 낙서가 되어 있었다. 난 서류를 들고 아지트를 나왔다.


서류를 어느정도 읽고 있는데, 서류의 뒷장에 무슨 글귀가 적혀 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 필체는 확인할 수 없었지만 형진 아니면 예진의 것이 분명했다.


-서버에 해커가 들어와있다. 에러 코드는 전부 해커가 퍼트린 바이러스였고, 이 녀석이 이젠 우리를 조종하고 있다. 예진은 고등학생이 되자 마자 납치를 당했다는 메시지을 끝으로 연락이 닿질 않고, 형진은 .....에 미쳐서 돌아다닌다. 내겐 더 이상 희망이 없었고, 이 유서로 끝내려고 한다. -


난 이 서류를 보고는 놀라서 까무러칠 뻔 했다. 이건 상혁이 쓴 게 아닌가... 게다가 유서라니. 형진이 뭐에 미쳐서 돌아다니는건지는 알 도리가 없었다.


"6년 동안 해커가 이룬 업적이로군."


한숨을 쉬고 있자, 바깥으로 마을이 나타났다. 산에 있는 나무들이 전부 깎여서 없어졌기 때문에, 마을은 아주 잘 보였다.


다시금 붉은 전광판이 떠올랐지만, 뭔가 이상했다.


-어잘랜보는 이신냐 가이 행민형? 느꼈던 때의 세계를 구축하여 플레이어로 하여금 세계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졌습니다.-

-잘 보이냐 이민형?-


"어, 뭐야?"


-여기 직원 분들이 어른랜드의 소스를 제공해주셔서 너한테 메시지를 날릴 수가 있어-

-근데 난 네가 말하는 걸 볼 수 없으니까 유의해-


메시지를 보내는 주인공은 김민호같았다. 난 수신만 되는 메시지를 반신반의 하면서 계속 지켜보았다.


-일단 내가 보니까, 거기에 해커가 한 명 있는 것 같아.-

-해커는 슬롯이 아니라 PC로 접속했고, 따라서 거기 있는 엔티티들 중에 한 명이 범인이야.-


그걸 내가 어떻게 찾을지... 너무 막막했다. 도시를 바라보고 있자, 불이 전부 꺼진 도시에서 갑자기 이상이 일어났다.


어느 빌딩은 불이 켜지고, 어느 빌딩은 불이 꺼지면서 짧은 문장이 완성되었다.


-보다시피 여기서 백신은 너 하나고, 바이러스는 여기 있는 전부다-

-널 잠식시키면 어른랜드는 순수한 상태 그대로 내 차지가 되는거지-


"그렇게 될까보냐! 두고보라고!"


-...-


빌딩에서의 불로 이루어진 문장이 사라지고, 얼마 뒤 헬리콥터의 프로펠러 소리가 들려오는 게 느껴졌다.


"저기 있다! 이민형을 찾았습니다!"


"너는 포위됬다! 도망칠 생각은 하지 마라!"


경찰이었다. 난 서둘러 산을 내려갔고, 다시금 사람들이 북적해진 사창가로 들어가 몸을 숨겨야 했다.

  • profile
    하늘바라KSND 2013.01.19 22:05
    아.. 파일을..ㅠㅠㅜ



    잘보고가요!
  • ?
    하늘바라KSND님 축하합니다.^^ 2013.01.19 22:05
    포인트 팡팡!에 당첨되셨습니다.<br />하늘바라KSND님은 14포인트를 보너스로 받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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