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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17 23:12

MHGU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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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tra Form
분류 게임

#1


 2013.12.10 AM 8:07


 "선생님들이 합의해서 낸 졸업시험은 이거다."


 졸라짱쎈 것으로 소문이 난 3학년 1반의 담임 선생 이선화가 칠판에 글씨를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녹색의 칠판에 써진 단어를 보고, 몇몇 우등생들이 절망했으며 몇몇 열등생들이 환호했다.


 -원카드-


 "이게 도대체..."


 "말 그대로. 원카드다. 1등은 전과목 올백, 꼴등은 전과목 올빵. 이의 있는 사람은?"


 "서...선생님! 이건 말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게임을 할 줄 몰라서 그러는거냐? 아니면 정말로 시험을 보고 싶은거냐."


 "전 시험이 더 나을 것 같습니다!"


 "그럼 여기 시험지가 있으니 한 번 풀어보도록."


 그녀는 학생에게 시험지를 건네주었다. 학생이 침묵속에서 시험지를 받아들고는 경악했다.


 "이게 뭐야 대체!"

 - 1. 1+1=2 라는 식이 참인 이유를 설명하시오 -

 - 2. 우주가 생기기 전 무엇이 있었는지 설명하시오 -

 -...-


 "못 풀겠으면 다시 줘도 좋아. 단, 게임을 해야한다."


 "이건 억지에요!"


 그녀는 학생이 주는 시험지를 낚아채갔다.


 "시험은 다음 주 월요일부터다. 오늘이 화요일이니까 6일정도 남았군. 반장,"


 "차렷, 선생님께 경례."


 "오늘부터는 4교시 수업이다. 매 시간마다 다음 주에 있을 시험 오리엔테이션이 있으니까 괜히 졸지 말도록. 주번은 칠판 지우지마라."


 "네."


 조례가 끝나고, 그녀는 반을 나갔다.



#2


 2013.12.10 AM 8:27


 "아싸! 4교시다!"


 고3 버프를 잔뜩 받은 학생들이 신나서 들떠있었지만, 대부분의 우등생들은 마음이 편치 않았다.


 "시험이 게임이라니... 시험이 게임이라니!"


 말도 안되는 처사라고 생각하는 그들이었다. 반면에, 평균 4등급 이하의 저조한 성적을 자랑하는 자들은 이번 시험이 일종의 기회였다.


 선우진은 우등생들의 반열에 끼여서 고뇌하고 있었다.


 "아, 망했다. 1등급 인생에 5등급이 끼게 생겼잖아. 성적표에 흠이 가면 안되는데."


 "너만 망한 줄 아냐? 나도 지금 장난 아니야. 선생들 머릿속이 궁금해진다니까!"


 그의 친구 박웅관이 걸상에 앉은 그의 옆에서 말하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건 1등을 할 기회라도 있다는 거겠지..."


 "힘내라."


 얼마 지나지 않아 1교시 수업종이 울리고, 학생들은 모두 자리에 앉았다. 화요일 1교시는 시간표에 의하면 생물 시간이었다.



#3


 2013.12.10 AM 8:32


 "안뇽? 오늘 아침에 마~니 놀랐지?"


 특유의 작은 키와 비정상적으로 긴 머리카락, 앳된 목소리, 더불어 애같은 성격, 가장 작은 사이즈에도 불구하고 소매가 길어서 질질 끌리는 하얀색 가운과 얼굴보다도 큰 뿔테 안경. 이러한 외모로 인해 아청법 선생, 로린이라는 별명을 얻은 여선생 손혜랑이 교실로 들어왔다.


 "주번 칠판 안지웠네?"


 "네... 담임쌤이 지우지 말랬어요."


 "잘했어. 사탕 날아간다!"


 그녀의 가운 속에서, 만화에서나 볼법한 하얀색 봉지의 사탕이 주번인 임수빈에게로 날아갔다.


 "흐어어, 정화된다-"


 "주번! 왜 의자 안가지고 왔어? 선생님이 키 안닿으니까 항상 준비하라고 했죠!"


 "아... 죄송합니다."


 임수빈은 주변을 둘러보더니, 의자가 없는 것을 깨닫고는 결국 자기가 앉은 걸상을 가져다 주었다.


 "아냐아냐! 의자가 없으면 안가져다줘도 돼!"


 "그럼 다시...."


 "그래도 일단 뭘 좀 써야하니까 잠깐만 여기 놔두고 가렴."


 임수빈은 깊은 빡침을 느꼈다. 결국 걸상이 교탁 뒤에 배치되고, 걸상에 올라온 손혜랑이 칠판에 뭔가를 덧썼다.


 -Team 원카드-


 "자! 이제 걸상 가져가도 돼. 수고!"


 "으으으으으..."


 걸상이 다시 사라지고, 그녀는 계속해서 수업을 진행했다.


 "이번 시험은 그냥 원카드가 아니야. 내가 써놓은 걸 보면 알겠지만 팀을 이루어서 하는 원카드라굿! 팀!"


 그녀가 팀을 강조했지만 학생들의 반응은 영 저조했다.


 "호...호응 안해줄거야?"


 그녀의 우는 표정이 나타나자, 학생들은 재빨리 "와아! 팀이라고요?"라며 누가봐도 인위적인 것 같지만 설명은 해줘야할 것 같은 어조로 궁금해하기 시작했다.


 "히히. 이 팀 원카드는 세 명이 한 팀으로 이루어져서 진행하는 만구 고등학교만의 독특한 진행 방식이야. 난 이선화 선생님이랑 조세훈 선생님과 팀을 맺었단당!"


 "팀을 이루면 점수도 똑같이 반영되나요?"


 "고럼! 리더 한 명과 서포터 두 명으로 나누면 돼. 팀은 지금 당장 결정할 필요는 없고, 10분 후까지 골라봐."


 학생들은 갑자기 우왕좌왕하기 시작했다. 난 데 없이 팀을 10분만에 결성해야 한다니, 너무 대책없는 방법이었다.


 "농담이야 얘들아! 팀은 내일 이 시간에 접수받도록 할게. 일단 룰부터 알아야 하잖아? 다들 자리에 앉아."


 학생들이 모두 제자리로 돌아오고나서야 설명은 계속되었다.


 "팀은 아까 말했듯이 리더 하나와 서포터 둘로 나뉘어져. 이렇게 되면 사람이 조금 많아지니까 시합엔 두 팀만 들어가게 돼. 이렇게 결성된 팀에서 리더는 적 팀 리더와 맞대고 앉으면 되고, 서포터는 적 팀 리더의 옆에 한 명씩 앉으면 돼. 그러면 이렇게 되겠지?"


 그녀는 준비해 온 종이를 펴보이며 말했다.


 -[1팀 서포터] [2팀 리더] [1팀 서포터]-

 -[2팀 서포터] [1팀 리더] [2팀 서포터]-


 "게임 진행은 보통 원카드와 똑같이 흘러가. 팀원마다 6장의 카드를 가지고 시작하고, 시계방향으로 한 명씩 돌아가면서 카드를 소비하지. 낼 카드가 없으면 하나 뽑고... 말야."


 "선생님. 이렇게 되면 기존 원카드에 팀 개념만 들어가는 게 아닌가요?"


 "아니! 서포터는 그냥 카드를 소비하는 역할만 하지만, 리더는 카드를 소비하는 역할이 아니야. 자기 카드를 서포터에게 주는 역할이라구. 리더가 주는 카드는 무조건 공개한 상태여야하니까, 카드를 받은 서포터는 테이블 위에 받은 카드를 올려놓아야 돼. 적들에게도 자기가 가진 카드를 공개해야하는거지. 이렇게 공개되어 있는 카드는 퍼블릭 카드라고 한다! 이게 팀 원카드와 일반 원카드의 차이야."


 "그러면 어떻게 해야 이기는건가요?"


 "좋은 질문인 것 같당! 사탕 받아라!"


 학생 하나가 임수빈이 받은 사탕과 똑같은 것을 획득했다.


 "게임을 이기기 위해서는 네 가지 조건 중 하나를 만족하면 돼. 첫째, 서포터 두 명을 파산시킨다, 둘째, 리더를 파산시킨다, 셋째, 서포터와 리더가 패를 전부 소비한다, 넷째..."


 그녀는 가운 속에서 플레잉 카드를 하나 꺼내보였다. 색깔이 깃든 조커였다.


 "적 팀 리더에게 이 색깔 조커를 먹인다. 어려운 거 아니지? 자 이제 내가 설명할 건 여기서 끝~ 나머지는 자유시간!"



#4


 2013.12.10 AM 9:30


 2교시는 순식간에 찾아왔다. 울퉁불퉁한 근육질을 가진 아프리카계 흑인이 교실로 들어온다. 원어민 교사 잭슨이다. 분명히 코스O코에서 샀을법한 티셔츠와 바지가 잘 어울리는 남자였다.


 "봔좡, 윈솨화쉐요."


 "차렷, 선생님께 경례."


 경례가 끝나고, 그가 말했다.


 "몰두 Team-One Card(원어민 발음)에 대해서 좔 둘웠놔요?"


 "...네..."


 "2교쉬에 숼명활 궈슨 이궈왜요."


 -Team 원카드-

 -<RULE>-


 그는 <RULE>이라는 글자를 반듯하게 썼다.


 "구놔줘놔. 환쿡뫌 줭뫌 어리어워욜."


 "그...그냥 영어쓰세요. 저희도 부담되니까."


 "오케이. 벗, 프로듀서가 영어를 못하니까 번역체로 들려줄게요."


 프로듀서는 아마도 작가를 말하는 듯 했다... 크흑, 그래요. 저 영어 잘 못함.


 "규칙은 기존의 원카드와 비슷해요. A 카드는 세 장을 먹이고, 2 카드는 두 장을 먹여요, J카드는 한 사람 뛰어 넘기, Q카드는 방향 바꾸기, K카드는 한 번 더내기에요. 하지만 여기서는 두 사람 뛰어넘기도 허락하겠어요. 7 카드는 문양 바꾸기고요. 흑조커 카드는 다섯 장, 색조커 카드는 여덟 장이에요."


 "카드 추가에 걸린 사람은 무조건 카드를 받아야하나요?"


 "Oh! 그렇지 않아요. 색 조커를 제외한 모든 카드들은 A, 2, 조커 카드가 있을 경우에 다음 사람에게 넘길 수 있어요. 여기, 팀 원카드에서는 예외로 J와 K도 해당되어요. 나머지 3,4,5,6,8,9,10 카드는 알다시피 완전 무쓸모 카드에요. 이정도면 기본적인 룰은 확립됬겠죠? 모르겠는 사람들은 모두 필.기.하세요! 하지만, 조금 있다가 프린트로 나눠줄거에요. ㅎㅎㅎ"


 그는 학생을 엿먹이는데 일가견이 있는 교사였다.


 "이제 팀 원카드에서만 쓰이는 몇가지 룰을 설명할게요. 1교시때 퍼블릭 카드에 대해서 배웠겠죠? 이 퍼블릭 카드로 얻은 카드에서 A와 2는 효과를 주지 않아요. 한마디로 무쓸모 카드가 된다는거죠. 하지만 문양은 맞춰야 한다는 거 기억하세요!"


 선우진은 공책의 퍼블릭 카드 카테고리에 A 카드와 2 카드의 내용을 정리했다.


 "플레잉 카드는 2패를 쓰고, 거기에서 조커는 하나씩 뺄거에요. 총 106장의 카드로 게임을 진행하게되겠죠. 이제 세세한 설명으로 넘어가볼까요?"


 그는 칠판에 여러가지를 쓰기 시작했다.


 -A>JOKER>2-


 "2 카드가 나와서 카드를 먹어야 할 상황에 이르렀을때, 조커나 A를 내면 넘길 수 있어요. 하지만 A 카드가 나와서 카드를 먹어야 한다면 조커나 2로 넘길 수 없어요. 이렇게 계속해서 카드를 먹다가 15장이 넘으면 파산해요. 다들 알겠죠?"


 학생들 전원이 "네~"라며 대답했다.


 "좋은 자세에요. 선생님은 한국에 와서 이 원카드란 게임을 접했을때 상당히 신선함을 느끼면서도 우노라는 게임을 많이 떠올렸어요. 그래서 전 원카드를 상당히 잘한답니다. 다들 제 팀을 상대할 때가 되면 상위권에 올라와있을거에요. 2교시는 여기까지, 3교시부터 조금 특이한 소리를 많이 들을거에요. 이제 쉬는시간!"


 결국 그는 마지막에 프린트를 주지 않고 가버렸다. 애당초 그런 건 없었으니까.



#5


 2013.12.10 AM 10:23


 선우진은 노트에 정리한 것을 살펴보았다.


 -원카드 : 패를 전부 소비해서 이기는 게임-

 -팀 원카드 : 3명이 한 팀으로, 리더 한 명과 서포터 두 명으로 이루어짐-

 -리더의 역할 : 카드를 무조건 서포터에게 주는 역할-

 -서포터의 역할 : 받은 카드와 가지고 있는 카드를 전부 소비하는 역할-


 -특이 카드-

 -A : 넘기기 불가, 3장 추가-

 -2 : A와 조커로 넘김, 2장 추가-

 -조커 : A로 넘김, 흑조커는 5장, 색조커는 8장 추가-

 -J : 한 사람 넘기기-

 -Q : 방향 바꾸기-

 -K : 한 번 더 카드를 내거나 두 사람 넘기기 (선택 가능)-

 -7 : 문양 바꾸기-


 -룰-

 -숫자가 같고, 문양이 다른 카드를 내면 다음에 내야 할 카드는 그 문양을 따라야 함.-

 -낼 카드가 없으면 낼 카드가 나올 때까지 카드집에서 카드를 뽑아야 함.-


 -승리 조건-

 -적 서포터 둘 파산-

 -적 리더 파산-

 -우리팀 전원이 패가 없을 때-

 -적 리더에게 색깔 조커-


 "아주 우등생 납셨네."



#6


 2013.12.10 AM 10:31


 "여, 안녕?"


 이상한 한국 소설책을 항상 들고 다니는 전형적인 모습의 국어 교사, 그의 이름은 남정태였다.


 "규칙까지 설명한 것 같군.... 이제 특수 규칙에 대해서 설명해주마. 짧고 굵으니까 잘 보도록."


 -Team 원카드-

 -<RULE>-

 -[특수 규칙]-


 "특수 규칙은 별 거 없다. 마치 청록파 시인 삼인방을 외우는 것과 같지. 잘 보도록."


 -1. 리더는 10장이 되면 파산, 서포터는 15장이 되면 파산한다.-

 -2. 스페이드 A를 내면 두 리더가 위치와 카드를 바꾼다.-

 -3. 퍼블릭 카드는 각 서포터당 3장을 넘길 수 없고, 두 서포터의 퍼블릭 카드가 모두 꽉 찼으면 리더는 카드 한 장을 카드집에서 꺼낸다.-

 -4. 게임을 시작할 때, 문양에 따라서 게임의 룰이 조금씩 바뀐다.-

  -1). 스페이드 : A, 2, 조커 카드의 추가량이 2배로 늘어난다.

  -2). 하트 : 조커와 스페이드 A, Q를 제외한 모든 카드가 효과를 잃는다.

  -3). 클로버 : 서포터끼리 패를 공유할 수 있게 된다.

  -4). 다이아몬드 : 퍼블릭 카드는 숨기고, 일반적인 패는 공개한다.


 "복잡해요~"


 "이게 끝인데 뭐. 보고 외우도록."


 스페이드 에이스는 치명적인 카드임이 확실했다.



#7


 2013.12.10 AM 11:10


 "왜, 내가 와서 많이 놀랐나? 걱정하지마라. 금방 끝내고 보내줄테니까."


 4교시는 담임 선생인 이선화였다.


 -Team 원카드-

 -<RULE>-

 -[특수 규칙]-

 -특수 능력-


 "참고로 이 시험은 3학년 모든 반에게 해당된 시험이다. 한 반에 30명씩 열 반이고, 전학을 가거나 전학을 온 녀석들도 없으니 팀은 딱 맞춰서 100팀이 되겠지. 선생님들의 팀도 포함하면 103팀이 될것이다. 이중에서 임의로 20팀이 선정되는데, 이 팀들의 리더나 팀 전원은 특정한 룰을 추가적으로 얻게 될것이다."


 "그게 뭔데요?"


 "기존의 룰을 무시하고 쓸 수 있는 일종의 특수 능력이지. 이런 능력은 나쁜 것도 있고, 좋은 것도 있으니 그렇게 기대하지는 말도록."


 그 때, 누군가가 교실로 들어와 말했다.


 "안녕하세요. 목공실에서 플레잉 카드 패가 준비됬다고 말해달라하셔서 왔습니다."


 "벌써? 주번이랑 반장! 빨리 가서 카드 패 가져와."


 주번 임수빈과 반장 최유리가 교실을 나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갈색 박스를 가져왔다.


 "이 카드들은 학교에서 주는 졸업선물들 중 하나다. 한 명당 하나씩이니 잘 간수하도록."


 "네~"


 반장과 주번이 카드 패를 나눠주고, 학생들은 그것을 받았다. 카드 패는 벨벳처리된 남색 상자 안에 들어있었다.


 -만구고등학교 제14회 졸업기념-


 "내일 아침부터 팀 접수를 시작한다. 팀은 타반에 있는 학생들과 짜도 상관없다. 이만 집으로 가도록. 반장 인사."


 "차렷! 선생님께 경례."


 경례가 끝나고, 담임 선생이 교실을 나갔다. 선우진은 고뇌했다.


 "누구랑 팀을 하지..."


 박웅관은 절대 그와 팀을 할 생각이 없어보였다. 그는 어느새 외톨이가 되어 있었다.



#8


 2013.12.10 AM 12:09


 한소민은 3학년 6반의 전형적인 아웃사이더였다. 그녀는 이번 소식을 듣고 걱정할 수 밖에 없었다. 누가 아웃사이더랑 팀을 맺겠는가? 알지도 못하는 여자와 성적을 건 게임을 하려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으아으아으으으-- 왜 이딴 걸 해가지고---"


 고뇌하는 그녀의 앞에 여자 두 명이 나타났다.


 "뭐하냐 한소민?"


 "어? 아, 난 그냥..."


 "어휴, 넌 그냥 목소리부터 띠꺼워."


 그녀들은 신체적으로 해를 가하지는 않았지만, 그냥 기분을 나쁘게 하는 녀석들이었다. 그런 녀석들에게 걸리면 괜시리 골치아파질게 뻔하므로, 한소민은 그냥 책가방을 싸든 채 복도로 나갔다.


 "으으으... 그냥 기권해야하나."


 복도를 거닐며 핸드폰을 깨작대던 그녀는 미처 앞을 보지 못한 채 선우진과 부딫히고 말았다.


 "악!"


 이 가녀린 비명은 선우진의 것이었다. 예상외로 돌머리를 지니고 있던 그녀는 별 통증을 느끼지 못한 채 엉덩방아를 찧은 선우진을 바라보았다.


 "괘, 괜찮아?"


 "아무래도 그런 것 같아."


 선우진은 그녀가 건네주는 손을 잡고 다시 일어섰다.


 ""앞으로는 조심해서 다녀야겠다.""


 둘은 동시에 같은 소리를 하더니, 서로를 보며 놀랐다.


 "그....그래. 조심해서 다니자. 그나저나 너 게임 같이 할 팀은 있어?"


 "아니 아직. 한 놈도 없더라. 우등생의 우울이지 뭐."


 "그럼 혹시 모르니까... 나랑 할 수 없을까? 나도 같이 할 사람이 없어."


 "상관없어. 이제 한 명만 더 찾으면 되겠군."


 예상외로 일이 쉽게 풀린 탓에, 그녀는 당황하고 말았다.


 그리고 복도 멀리에서 들려오는 울음소리가, 그들의 세번째 멤버가 누군지 알려주고 있었다.



#9


 2013.12.10 AM 12:17


 "우에에엥~!"


 문과반인 6반에 있던 한소민은 모르는 사람이었다. 선우진은 울고 있던 로린이...가 아니라 손혜랑을 달래기 시작했다.


 "선생님, 왜 우세요?"


 "선생님이셨어?!"


 "이선화 선생님이, 선화 선생님이 난 안된대... 너무 게임을 못한대! 그래서 팀에 안끼워준대...."


 "아주 나쁜 선생님이네. 우리 담임이긴 하지만..."


 "그럼 선생님도 우리 팀에 끼실래요?"


 한소민이 말하자, 손혜랑은 울음을 멈추더니 그녀를 보며 말했다.


 "종말? 끼워줄거임?"


 선우진이 옆에서 "종말이랰ㅋㅋ"거리며 웃고 있자, 한소민이 말했다.


 "무...뭐, 안될 것 없죠."


 "아싸! 신난다! 너희들 배고프지? 선생님이 뭐 사주까?"


 "뭘 사주시면 저희야 당연히 좋-"


 "괜찮아요 선생님. 내일 봐요."


 "그래? 알았어... 이거 농담 아니지?"


 "농담인데~"라고 말하면 일이 커질 것을 우려한 그들은 결국 고개를 끄덕여야했다. 손혜랑이 교무실로 돌아가고 나서야 그들은 한숨을 쉬고 말했다.


 "쳇, 뭣 좀 얻어먹으려나 했더니만."


 "나중에. 오늘은 선생님 기분이 안 좋으셨잖아."


 "그건 그렇지 참. 아무튼 나도 슬슬 가봐야겠다. 너 어디쪽으로 가냐?"


 "난 버스타고 가. 2033번."


 "나랑 똑같은 거 타고 가네? 왜 몰랐지?"


 "모를 수 밖에"라고 말하려던 그녀는 곧장 입을 다물어버렸다. 쓸 데 없는 걸 얘기해서 좋은 결과를 낳았던 적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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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룰이 너무 복잡해서 작가도 이해하기 힘들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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