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

neo-seoul #8

by 미양 posted Apr 28,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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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SF

#8


한나래라는 이름을 가진 당신은 생전 처음 보는 사람 두 명과 카나코라고 부르는 친구까지 한 명. 도합 세 명과 함께 네비게이션이 부서진 택시 안에 탑승하고 있다.


옛날 옛날, 학교에 들어가기 전인 8살 때 당신의 부모님은 도시 밖에 절대로 나가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 때의 전래동화 때문에선지, 당신은 어째 도시 밖을 경외시하게 되었다. 당신 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했다.


"도시 밖으로 왜 나가자는거지? 무슨 이유라도 있니?"


"뭐가 있을지 궁금해서요. 여태까지 안 궁금하셨나요?"


"아니 뭐..."


당신은 카나코의 오른팔을 붙들면서 말한다.


"카나코, 도시 밖까지 가려면 적어도 2시간이나 걸릴텐데... 학교엔 어떻게 들어가려고 그래?"


"학교라, 가던지 말던지."


당신의 친구는 미친 것 같다. 아니면 엄청난 호기심이 학교에 안 가서 큰일을 당하게 되리라는 공포를 짓누르고 있을 수도 있다.


"못 살아..."


"한나래 너는 가기 싫으면 여기 있어도 좋아."


"아, 아니! 갈거거든?"


2학년 때 괴롭힘 받던 남학생들에게서 당신을 해방시켜 준 것은 카나코였다. 학교에서 가질 수 있었던 당신의 모든 단점은 카나코라는 여자아이 하나로 인해 가려질 수 있었다. 당신은 카나코에게 고마워하면서, 또한 미안한 관계다. 하지만 우정이라는 관계 하에 그런 단순한 감정들을 묻어갈 수 있었다. 친구란 그런 거니까.


"좋아. 학교따위 때려 치우자고. 조...좋아..."


카나코와는 달리 당신은 서울의 밖으로 가는 길이 너무 두렵다!


그 때 당신이 타고 있던 택시가 잠시 멈춘다. 벌써 서울 밖으로 가는 관문에 도달한 것 같다.


홍석규라는 남자가 문지기와 대화를 하더니, 갑자기 핸들 밑으로 숨어버린다. 문지기가 당신에게 총을 겨누고, 방아쇠를 당겼다.


탄환이 당신의 명치에 곧장 박혀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