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예 청소 미화원 << 2 >>

by zero_Som posted Apr 07,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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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청소를 합시다.

그렇게 입관식이 끝났다.

" 자 , 그러면 저를 따라와 주시길 바랍니다 , ! "

얼핏보니 , 기운차고 뭐든지 열심히 할것같은 고참이 확성기에 대고 쩌렁쩌렁한 음량을 자랑하고 있었다. 나를 포함한 몇명의 신입생들이 귀를 막았다. 내 또래의 어떤 남자는 째진 눈으로 찌릿 하고 쳐다보고 , 어떤 여자아이는 , 들고 있던 가방을 안았다 ,

" ' 여성 잡무 담당원 ' 쪽은 .. 절 따라와 주시길 ……. "

 그와 대조적으로 , 가벼운 옷을 입은 여자가 , 남자쪽이 가는 복도 반대편 , 그러니까 여자가 가는길 , 마치 꽃이 만발하고 분홍빛 커튼이 곳곳에 걸려있을것 같은 뉘앙스를 풍기는 입구쪽으로 안내했다. 머리카락 끝이 하늘색이고 , 소극적인 성격을 보니 남섬인이라는걸 짐작할수 있었다.

' 그나저나 ' 여성 잡무 담당원 ' 이라니, 여성차별에 대해서 말이 많더니 , 결국 바뀌었군 , 잠깐 , 아까 그 사람이 읽은 ' 메이 ' 부분은 뭐였지? '

나는 잡념을 지워버리고 출발했다. 신입생중 남성과 여성이 갈라져서 나름대로 질서 정연하게 입구로 들어갔다. 4 : 4 비율이니 , 대열에서 벗어나고 싶어도 벗어나지 못하는 빼도 박도 못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나는 이곳에서 본 내 인생에서 전후무후 하게 본 상황을 겪고나서 , 본능적으로 이곳을 빠져나가야 한다고 느끼고 있던 참이었다. 확성기를 든 쩌렁쩌렁고참이 복도 문을 열었다. 그순간 , 환한 빛이 들어왔다.

" … ? "
" 와아……. "
" … ? "

… 전후무후한 상황이 아니었다. 묘사하자면 , 복도의 벽은 반짝였으며 , 바닥은 영롱한 밫을 띄고 있었고 , 천장에 달려있는 전등마저도 깨끗이 닦여있었다. 여기는 건물 자체가 결벽증 환자인건가 , 라고 생각하고 잠시 감상하고 있었는데 ,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 어떻습니까 ! "

이정도면 자랑스럽게 생각해도 되겠다 , 싶어서 자랑조로 이야기 하는 쩌렁쩌렁고참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는 마치 무리지어 오는 용사 백만명을 띠껍게 주시하고 있는 악의 대마왕 같은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

" 이 먼지들 ! 이 땟국물들 ! 이 곰팡이들 ! 전투본능이 솟아나지 않습니까 !? '

뭐 ?

" 우리는 이 더러운곳을 깨끗하게 할 권리와 의무와 신념 , 운명 , 필요성이 있습니다 ! 여러분 ! 청소를 합시다 ! "
" 우오오오 ! 청소를 하자 ! "

순간 정적이 흘렀다.

대마왕의 심복 , 아니 오래된 죽마고우 친구라도 되는마냥 광신도처럼 소리를 내지르던 한 신참은 , 우리들의 눈초리에 곧 입을 다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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