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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_검사들의 이야기들-1. (하늘나무)

by 하늘나무 posted Dec 23,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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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판타지

"당신이 최후의 마법사로군요."

 

브런던 웨이는 조그마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러나 그곳에 있던 모두는 그 말을 들을 수 있었다.

 

비가 내리는 그날, 그것도 아주 심하게, 마치 폭풍처럼 쏟아지는 빗물 속에서.... 마치 한 줄기의 벼락처럼.

 

귀가 먹먹해지는 폭우마저도 가르며, 그 말은 '최후의 마법사' 에게 전해졌다.

 

"브런던...!"

 

마법사의 눈은 살기와 독기, 증오로 일그러져, 차마 마주볼 수 없는 공포 그 자체였다.

 

그가 사지의 근육이 잘리고, 마력의 근원마저 파괴되었는데도 바로.... 그 눈빛때문에, 기사들은 그자를 두려워한다.

 

아니, 모두가 아니라.... '그' 를 제외한 나머지가 마법사를 두려워하는 것이다.

 

브런던 웨이.

 

성 마스타르칼의 기사단장.

 

지금 마법사의 앞에 서서,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2.5M 대검을 손에 쥐어 위로 들어올리는 자.

 

"브런던 웨이.... 네놈들은 틀렸다!  마법사가 없는 세상을, 인간 스스로의 힘으로 나아가겠다고?!"

 

"아아.... 시끄럽군요."

 

"이 무지몽매한 멍청이들아!  네놈들은 자신이 모르는 것을 틀린 것으로 생각하는 거냐!"
   

"제가 지금 당신의 말을 들어주는 것은...."

 

"마법은 인류 역사상 문학, 투학, 역학과 더불어 가장 오래된 학문이다!  그것을 세계에서 지워버리는 것이...."

 

"당신이 저에 손에서 가장 마지막에 죽는다는 것에 점수를 주었기 때문입니다."

 

"이 세계에, 인류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 지 모른다는 것이냐!"

 

"자.... 그럼"

 

"마법이 없는 인류가 나아가는 길을....!  네놈이 상상조차 할 수 있겠느냔 말이냐고!!"

 

"안녕히 죽어주세요."

 

"브런던!!!"

 

핑!

 

검술에 극한에 이르렀기 때문일까, 사람의 목을 벨 때에도 그 가벼운 소리이외에 다른 것은 없었다.

 

한 생명이 살라질때는.... 그것도 검으로 사라질때는.... 써걱, 쩍, 터걱, 카각, 푹.... 이런 소리가 들릴 줄 알았는데....

 

한 생명이, 자신의 생명을 분수처럼 뿜으며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샨크가 제일 처음으로 떠올린 생각은 그것이었다.

 

견습기사 샨크는 순간 자신이 극도로 혐오스러워졌다.

 

"우, 우우웁....!:

 

샨크가 풀숲에 들어가 뱃속을 게워내고 있을 때, 갑작스렇게 비가 그쳤다.

 

한 줄기의 햇살.

 

두 줄기의 햇살.

 

열 줄기의 햇살....

 

구름 사이사이를 뚫고 나타나는 햇살들이 세상을 환하게 비추었다.

 

'마법사들이 없는 세상' 을....

 

견습기사 샨크는 무엇때문에 마법사들이 척살당했는지,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도 몰랐다.

 

다만 한 생명이 사라지는 때에, 이렇게 화창한 햇살이 뜨는 하늘이 정말로....

 

"엿 같은 하늘...."

 

보기 싫었을 뿐이다.

 

그렇게 이야기는 시작된다.

 

"나, 브런던 웨이가! 지금!  여기서 알리겠다!"

 

마법사들이.... 마법이 없어진 세상의 이야기가....

 

"최후의 마법사 '마샨 마크리스타' 를 죽임으로써!  세상의 모든 마법사를 척살했음을!"

 

스스로 새로운 길들을 개척해야 하는 인간들의.... 검사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