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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1


 커피메이커가 요동을 치고 시간이 지났다. 원두가 가득한 커피다.


 한 여자아이가 커피가 든 주전자를 꺼내 왼손에 들고 있던 잔에 커피를 따랐다. 냄새가 아주 그윽했다. 그 소녀는 커피를 들고서 책상 앞으로 향한다.


 책상 위엔 굉장히 거대한 모니터가 세 대 비치되어 있었다. 책상 앞 의자에 앉은 소녀는 커피를 홀짝이며 모니터들을 살펴보았다. 모니터마다 다른 프로그램들이 열려 있는 걸 보니 소녀는 컴퓨터와 관련된 일에 아주 능숙한 것 같았다.


 "나레이터 흉내내지 마라."


 "옹퀴."


 난 그녀 옆에 앉아 준비된 조이스틱을 집어들었다. 플레이스테이션에서 쓰이는 유명한 컨트롤러였다. 방향키를 눌러보니 모니터 한 쪽에서 남자아이가 움직였다. 공대생이라 그런건지, 멜빵옷을 입고 거대한 렌치를 들고 있었다.


 "넌 이 게임이 그렇게 재밌냐? 40년도 더 된 게임인데?"


 "왜? 성검전설 3을 할까? 어?"


 "아니... 그건 내가 이 프로젝트를 끝냈을때 하기로 했잖아."


 그녀는 내가 옛날게임에 조예가 깊다는 것을 탐탁치 않게 여긴다. 그런 나도 그녀를 이해할 수 있다. 가상현실 게임에, 돈만 내면 육체 이식도 할 수 있는 이런 세상에서 40~50년이 지난 게임을 좋아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니까.


 지금 하고 있는 게임은 다크클라우드2. 다크크로니클이라고도 불리는 게임이었다. 생각보다 매니악한 면이 있어서 잡게 됬는데 그게 화를 돋구고 말았다. 다른 게임을 못하잖아!


 내가 게임을 하는 건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그녀는 지금 뭔가를 연구하고 있다. 내가 주목할 것은 화면 안의 검을 든 소녀가 아니라, 현실 속에서 뭔가에 열을 내며 작업하고 있는 그녀였다.


 "그냥 포기해. 고전게임을 가상현실처럼 할 수 있을리가 업잖아?"


 "아니야... 가상현실이나 고전이나 나온 시기가 다를 뿐이지. 코드는 같은 걸 쓰고 있어....는 개뿔! 못해먹겠네 그놈의 거!"


 결국 그녀는 마우스를 집어 던져 고장내버렸다. 웃긴 건 이래놓고 잠시 후에 똑같은 것을 산다는 것이다. 이 회사는 그녀때문에 50%는 꽁으로 벌어먹고 살 것이다.


 오늘은 게임을 할 기분이 아니었다. 그녀를 데리고 휴양지라도 찾아야할 것 같다.


 "잠깐만, 오늘이 몇 일이지?"


 "25일. 왜 그래?"


 컨트롤러를 내려놓는데 그녀는 갑자기 허둥지둥 장롱을 뒤져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물론 난 방에서 쫓겨났다.


 "차좀 빌릴게. 집 잘지켜라!"


 "아니 어디 가는건지는-"


 이미 그녀는 집을 나가고 없었다. 뭐야!


 앨범에 나타난 캘린더를 보니 오늘 날짜에 뭔가 체크되어 있었다.


 -육체 이식하는 날-


 저 몸을 가진지 얼마나 됬다고 또 육체 이식을 하러 가는건가... 돈이 썩어나면 이렇게 되는 것이다.

 

 이식하는 걸 상상했더니 괜히 욕지기가 나온다.


---


꿈도 목적도 없음 단편은 이래서 빡침 ㅅㅂ

  • profile
    하늘바라KSND 2012.02.25 22:56

    게임소설!

    일까나요?ㅎㅎ


    잘보고 갑니다.!!


    그나저나 릴소!

    니까 이어봐도 될련지..-하지만 설정에 대한건 아무것도 모르니.. 막 써도 될까나요?





  • ?
    미양 2012.02.26 20:36

    한편 쓰시면 제가 또 써보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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