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제 사과가 부족하다면 다시 드리고 떠나겠습니다.

by Roam posted Feb 04,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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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아방스의 좋은 분위기를 자꾸 망그라뜨리는 글 써서 죄송합니다.
이 글을 마지막으로 여기서의 제 입장을 확고히 하겠습니다.
부디 이 글에서 싸우지 말아주세요. 아니면 비생산적 게시물 게시판으로 서둘러 옮겨주세요.


저는 어제 네 군데에 사과와 인사를 드렸습니다.

똥똥배님 홈페이지,
팀 이그노스트 카페,
제 게임제작에 많은 영감을 주신 날씨참좋군요님 블로그,
그리고 아방스입니다.

창조도시에는 특별히 적을 게 많을 것 같고
제 마음 속 우선순위는 지금 창조도시보다 저 네 곳이 더 앞서있기 때문에,
창조도시엔 아직 사과와 인사를 드리지 못했습니다.
그 곳도 되도록 빨리 찾아뵙겠습니다.
올해부터 아버지 사업을 정식으로 승계받아서
시간도 그렇지만 지금 심적으로 너무 여유가 없는 시기라 이해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먼저 제가 저지른 과오부터 명백히 하겠습니다.
과격한 말투로 아방스 사람들을 불쾌하게 만들고, 게시판에서 자주 갈등을 일으킨 점.
그리고 아방스에서 한 짓은 아니지만,
창조도시에서 세컨드아이디를 사용하여 창조도시를 비난하여 진정성에 물의를 빚은 점입니다.
이 두 가지에 대해선 언제라도 질책하시면 언제라도 사과하겠습니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그리고 아래의 글을 계속 읽으시면, 더 이상 제가 위의 것들을 재발할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하실 겁니다.


언젠가 제가 아방스에서 "지금 취미가 너무 많아서 줄여야겠다"는 글을 쓴 적이 있었죠.
올해부터 아버지 사업 이어받으면 시간여유가 없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정말로 취미를 줄여야 했고
그래서 결국 창작에 관련된 취미를 그만두기로 결정했습니다.

전 지난 2개월 동안 창작과 관련된 아무 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아방스를 포함한 모든 창작관련 사이트에 접속하지 않았죠.
집에 돌아오면 잠깐 운동한 후 씻고나서 평범한 사람들처럼 뉴스보고, 따뜻한 말 한마디 보고,
감격시대 보고, 안녕하세요 보고, 잠깐 인터넷이나 게임을 하다가 엑셀로 가계부 정리하고 잠들었습니다.

늘 창작만 하며 살아온 스스로에 대한 일종의 실험이었죠.
과연 창작욕구를 타고난 사람이 창작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결론은 "있다"였습니다.
2개월 동안 그렇게 살아보니, 언제까지나 끊을 수 없을 것 같던 창작활동을 끊을 수 있게 되더군요.
그리고 세상에 여가시간을 즐겁게 보낼 수 있는 것들이 너무 많은데
제가 너무 창작에만 집착해왔다는 걸 깨달았죠. 


갑자기 2개월동안 뭘 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드리는 이유는
2개월 만에 나타나 사과와 인사를 드린 것에, "복귀를 위해 슬슬 물밑작업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셔서입니다.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도 분명 무리가 아니고, 이해합니다.

이젠 제겐 더 이상 창작열의가 남아있지 않습니다. 작지만 완성작 게임 하나 남긴 것으로 만족합니다.
창작열의가 없으니 창작사이트인 아방스에서 활동하는 것도 이젠 제게 의미가 없죠.
설 명절을 끝으로 스스로에 대한 실험을 끝마쳤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나름대로의 정리를 하기 위해 어제 네 군데에 사과와 인사를 드린 것입니다.
창조도시에도 곧 찾아가 사과와 인사를 드릴 예정입니다
창작사이트에 대한 마음의 정리가 끝났으니, 창조도시에서 세컨드아이디로 분탕질을 치는 일도,
과격한 말투로 아방스에서 사람들을 불쾌하게 만드는 일도 더 이상 재발할 일이 없을겁니다.

설령 제가 나중에 정말 다시 아방스에 너무나도 돌아오고 싶어져서, 다시 활동하겠다고 양해를 구하고,
설령 여러분께서 그걸 흔쾌히 받아주신다고 해도,
제겐 더 이상 2013년처럼 활동을 할 시간도, 심력도 존재하지가 않아요.
그냥 인연이 있던 분들과 안부나 주고받는 정도가 전부고, 가끔 일상이야기나 쓰는 게 전부겠죠.
이 곳 분위기를 험하게 만드는 일 같은 건 더 이상 할 심력이 남아있지 않습니다.


어제 2개월 만에 아방스에 와 보길 정말 잘 한 것 같습니다.
제가 2012년에 아방스 처음왔을 때는 하루에 자게에 글이 1~3개 올라오던 황량함이 만연했고,
창작사이트의 상징인 우수작 투표도 중단된 상태였습니다. 가만두면 망해버릴 곳이었죠.
제가 이 곳을 위해 뭔가를 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정말 여러가지 일을 벌였고, 분란이 될 것도 아닌 일도 일부러 일으킨 분란도 있습니다.
"논쟁이 없는 사이트는 죽은 사이트"라는 제 신념하에서였습니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늘 자연스럽게 사람들과 친목하지 못하고, 신경질적이 되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쓰기 귀찮은 글 억지로 쓴 것도 많고, 맘에도 없는 게임 억지로 해본 것도 꽤 있어요^^;
아무도 움직일 생각을 않던 아방스에서, 저라도 앞장서서 "뭔가를 해야한다"는 일종의 강박관념이었죠.
창조도시에서도 벌인 짓도, 그 이후의 어처구니 없는 발뺌도,
어쩌면 1년간 쌓인 그 강박관념에 정신이 피폐해져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한 이유였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제 아방스에 와보니 방학이라서 그런지 접속자도 대단히 많고, 글리젠도 엄청나더라고요.
디자인도 좀 더 편하게 바뀐 것 같고, 우수/기대작 투표도 잘 되고 있고,
무엇보다 모든 분들이 게임제작에 열심이시라 너무 좋았습니다.
더 이상 제가 이 곳을 위해 "뭔가를 해야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질 필요가 없어진 것 같아
이젠 마음 편히 떠날 수 있게 됐어요.


저는 지금 약간의 활동을 하는 다른 사이트가 있는데, 창작과는 전혀 관련없는 곳이지만,
요즘 아프리카 방송이 인기가 많다보니 아주 가끔씩이지만 알만툴게임 이야기가 나와요.
그 때마다 아오오니, 마녀의 집, 이브가 꼭 언급되던데,
그 때 언젠가 아방스 분들께 만드시는 게임이 함께 언급됐으면 좋겠어요.
먼 발치에서라도 아방스 분들께서 만드신 게임의 명성을 듣는 날이 꼭 왔으면 좋겠습니다.
모두 만드시는 게임 무사히 다 완성하시길 빌게요.

다시한번 죄송합니다.
부디 이 글에서 싸우지 말아주세요. 아니면 비생산적 게시물 게시판으로 서둘러 옮겨주세요.